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MWC23'이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엔데믹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완전 정상화를 선언한 MWC는 5세대(5G)·6세대(6G) 이동통신과 위성,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 기술을 확인하는 모바일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올해 MWC는 '망 이용 공정화' 문제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데이터 트래픽 폭증 속에 안정적 인프라 진화를 모색하기 위한 사업자와 정책당국자 간 논의의 장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MWC23의 주제는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오늘의 속도'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답게 '기술'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올해 MWC는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글로벌 시장의 인프라 해결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시를 넘어 콘퍼런스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MWC23은 개막식 첫 번째 기조연설부터 망 이용 대가 해법으로 포문을 연다. 마츠 그란뤼드 GSMA 사무총장은 '공정한 미래 비전'(Vision of a Fair Future)을 주제로 환영 연설을 겸한 키노트 스피치를 수행한다. 주제 마리아 알바레스팔레테 스페인 텔리포니카 회장, 크리스텔 하이드만 프랑스 오렌지 대표도 공동으로 연설한다. 기술의 미래가 이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공평한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비용 등과 관련해 공유된 비전을 마련하도록 해법을 찾는다.
둘째날 정부프로그램인 '네트워크 투자: 디지털 혁명의 실현'도 망 이용 대가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기조 연설자로 나서며, 데이터 트래픽 증가 속 합리적 네트워크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세계 주요 정책 당국자와 기업은 극심한 망 이용 대가 분쟁을 겪은 한국에서 이 장관이 어떤 입장을 제시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통신 진영은 도이치텔레콤과 GSMA, CP 진영에서는 넷플릭스와 메타, 정부 진영에서는 이 장관과 르네이트 니콜라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통신분야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나서서 격론을 펼치는 난상토론이 예상된다.
망 이용 대가 해법과 관련한 MWC23의 또다른 하이라이트는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 연설이다. 브르통 위원은 빅테크의 통신 네트워크 비용 분담과 관련한 컨설테이션(협의) 초안을 MWC23 현장에서 공개한다. 세계 정책당국자와 기업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GSMA는 가장 적합한 타이밍에 브르통 위원을 연설에 초청하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GSMA는 MWC23 개막 전날 이사회와 프로젝트그룹(PG) 회의를 다수 계획하고 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망 투자를 호소하는 공동 선언문 등이 채택될지 주목된다. MWC23에는 2000여개 기업 전시와 8만여명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