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돌격하는 바보들"...우크라 드론에 러軍 탱크 수십대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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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흘레다르에서 러시아군 탱크가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파괴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부흘레다르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에 밀려 속수무책으로 탱크 수십 대를 잃는 등 치욕적인 패배를 겪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주간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부흘레다르 전쟁에서 촬영한 약 20개의 영상을 살펴보면 사방이 트인 개활지 도로에서 러시아군 탱크가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을 받아 속수무책으로 파괴되는 등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갈팡질팡하던 러시아군 전차가 지뢰밭으로 곧장 돌진해 폭발한다. 혼비백산해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치던 병사들 일부는 불길에 휩싸인다.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쉴 새 없이 폭격을 가하며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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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군사 역사학자 톰 쿠퍼는 이곳을 "평원 사막 한가운데에 크고 높이 올라서있는 요새"라고 묘사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측에 훤히 노출된 좁은 경로로 진격하는 치명적인 전술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우크라이나 포병이 진격해오는 러시아 부대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은 물론 후방 보급로와 철수 경로까지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 정보장교 출신의 극우주의 평론가 이고르 스트렐코프는 "군인들이 사격장의 칠면조처럼 총에 맞았다"며 "견고하게 방어돼 공격하기 어려운 같은 장소에 수개월째 줄기차게 정면 돌격하는 것은 바보들뿐"이라고 힐난했다.

반면 러시아는 부흘레다르에 투입된 자국군 155해병여단이 계획대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TV 연설을 통해 "현재 해병대 보병이 제대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영웅적으로 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을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해 본 결과 최근 며칠 새 24대 이상의 러시아군 탱크와 차량이 무력화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러시아군이 봄철 대공세를 앞두고 부흘레다르에서 완패하면서 지휘와 전술 측면에서의 고질적인 실패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최근 3개월에 걸쳐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부흘레다르는 인근 철도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푸틴의 성지' 크림반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의 또 다른 핵심으로 평가된다.

러시아군 입장으로서는 이곳을 장악해야만 봄철 예상되는 대공세를 통해 북부로 진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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