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돕는 'AI 챗봇'…e커머스 특화 모델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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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커머스 업계에 고객 접점 영역에서 인공지능(AI) 챗봇 활용이 늘고 있다. 쇼핑 상담 업무에 AI챗봇을 투입, 고객 편의와 인력 효율을 높인다. 정해진 시나리오만 전개하던 기존 '룰 베이스' 모델에서 벗어나 자연어처리(NLP) 엔진을 기반으로 질문을 이해하고 필요한 답변을 제공하는 지능형 챗봇으로 진화하면서 활용성도 높아졌다.

SSG닷컴은 고객센터 전체 상담 문의의 25%를 챗봇으로 처리한다. e커머스에 적합한 고객 데이터를 집중 학습시켜서 대화 인식률과 정확도를 높였다. NLP 기법과 텍스트 분석(TA) 기술이 바탕으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빨간색으로 바꿀 수 있느냐'고 물으면 챗봇은 고객이 상품 옵션 변경을 원하고 있다는 의도를 인지하고 색상 교환 페이지로 안내한다. “빠진 게 있다”는 추상적 표현에도 배송 누락 접수 서비스 화면을 보여 주고, “맛이 좀 이상하다”는 말에는 신선도 문의가 가능한 화면으로 안내한다.

SSG닷컴 AI팀은 5억개에 이르는 공개된 자연어 데이터를 활용해서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고 고객 상담 내용과 리뷰 데이터를 접목, 챗봇을 고도화했다.

다양한 대화 패턴을 사전에 예상하고 조합하거나 유사한 의미의 단어를 치환해 자동으로 텍스트를 만들어서 학습하는 '데이터 증식' 기술과 AI가 스스로 학습 자료 특성을 파악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잘못된 답변을 수정하는 '액티브 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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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고객센터 AI 챗봇

롯데온은 개인화 챗봇 서비스를 구축했다. 고객의 대화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이 문의할 수 있는 내용을 미리 예상한 후 적합한 답변을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고객별로 챗봇 첫 화면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다른 셈이다. 회사 측은 “고객이 자주 묻는 키워드 중심으로 대화 로그를 자동으로 모으고, 데이터를 추출 분석해서 챗봇 기능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모델 덕분에 지난달 롯데온 챗봇 사용자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50%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챗봇 활용이 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디지털 상담 AI 챗봇 '이로디'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재고와 가격, 행사 등을 묻는 고객의 질문을 인식하고 답변한다. 이마트는 일평균 1만9000건에 이르는 상담 건수를 챗봇을 통해 분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챗봇을 활용하면서 고객 불만을 정확한 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NLP 엔진 '어드밴스드 머신러닝'을 활용한 AI 챗봇 상담 서비스 '젤뽀'를 도입했다.

다만 유통 기업이 도입한 AI 챗봇은 구축된 데이터를 활용해 유한한 답변을 하는 목적지향형 챗봇이다.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언어를 생성하고 추론할 능력을 갖춘 생성형 AI인 '챗GPT'와는 기술 격차가 크다. 쇼핑몰은 상품 배송과 교환 반품, 결제 취소 등 업무 프로세스가 명확한 만큼 e커머스 산업에 적합한 방식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피드백을 분석하고 관련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서 플랫폼 특성에 맞는 고객 응대 모델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NLP 기술과 음성 인식,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한 전화 상담 자동화도 테스트 단계”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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