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외부 공급용 TV 운용체계(OS) '웹OS 허브'에 애플 주력 콘텐츠 서비스를 기본 탑재한다. TV OS 사업 선언 2년 만에 글로벌 주요 콘텐츠 서비스 대부분을 품으며 '웹OS 생태계'가 안착했다는 평가다. 300곳이 넘는 TV 제조사 공급실적까지 확보, 외연 확장에 성공하며 미래 수익처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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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웹OS 허브 업데이트로 북미 등 100개국을 대상으로 애플 주요 콘텐츠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서비스 대상은 애플 TV, 애플 뮤직, 에어플레이, 홈킷 등이다. 웹OS 허브가 설치된 스마트 TV 사용 고객은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셋톱박스 설치 없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웹OS 허브 사용자는 모바일뿐 아니라 LG TV를 통해 애플TV 플러스 등 구독 서비스는 물론 3만개 이상 플레이 리스트를 보유한 애플 뮤직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에어플레이와도 호환돼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IT 기기에 보유한 영화, 음악, 게임, 사진 등을 TV로 스트리밍할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 홈 앱이나 시리를 이용해 TV 주요 기능 제어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웹OS 내 인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지속 확대해 왔다. 넷플릭스, 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최근 파라마운트플러스, 푸보TV 등도 추가했다. 자체 무료콘텐츠 서비스인 'LG 채널'까지 제공하며 콘텐츠 영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LG 채널이 제공하는 무료 채널 수는 2021년 말 1900개에서 지난해 말 2900개까지 늘었다.

LG전자 웹OS 사업은 개시 2년째를 맞아 올해 초 기준 300곳이 넘는 TV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이번에 애플까지 품으면서 콘텐츠 생태계는 한층 견고해졌다. 글로벌 OTT·게임 업체들과 협업해 인기 콘텐츠를 확보, 질적 성장도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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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올레드 TV에서 LG 채널 서비스를 구동하는 모습. [자료:LG전자]

웹OS 제휴 콘텐츠는 2021년 초 약 2000개에서 올해 초 약 2500개까지 늘었다. 다스버스(가상 미술관), 산사르(가상현실 플랫폼), ADT(비대면 교육) 등 외부 업체와 협업도 이어갔지만 LG 피트니스(홈트레이닝), LG 아트랩(NFT 아트 플랫폼) 등 내부 역량을 접목한 시너지 창출도 시도했다. 특히 LG 피트니스와 LG 아트랩은 지난 달 열린 CES 2023에서 TV 콘텐츠 중 처음으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웹OS의 양적·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2월 사업화를 선언한 이후 그해 말 HE플랫폼사업담당을 신설, 사업 기획부터 판매까지 전 영역을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말 LG전자 TV 사업 비전을 '웹OS 기반 고객경험'으로 명시하며 미래 경쟁력은 하드웨어(HW)가 아닌 콘텐츠·플랫폼임을 분명히 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역시 지난달 CES 2023 기자 간담회에서 2022년 TV 광고·플랫폼 매출이 2018년 대비 10배나 성장했다며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TV를 선택하는 기준이 화질 등 기기 성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OS가 제공하는 콘텐츠 경험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웹OS 경쟁력을 강화해 LG만의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