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준의 담다디談] K-POP 지각변동! F&F엔터 최재우 대표를 만나다

- 엔터 업계 진정한 '프로 n잡러' 최재우 대표
- SBS 손잡고 글로벌 오디션 '유니버스 티켓' 예고
- "K-POP 가치와 명맥 이어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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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F엔터테인먼트

지각 변동이다. 패션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F&F가 엔터테인먼트로의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이들은 F&F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새로운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82의 기적)'으로 K-POP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단 각오다.

SBS까지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SBS 간판 예능 '런닝맨', JYP엔터테인먼트와 피네이션 보이그룹 선발 프로그램 '라우드(LOUD)'를 연출했던 이환진 PD가 '유니버스 티켓' 제작에 합류했다.

◆ F&F엔터테인먼트 최재우 대표

드라마 OST 프로듀서로 처음 업계에 발을 들인 최재우 대표는 지난 12년 동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구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이름을 알려왔다. 음반 기획자, 드라마 OST 프로듀서, 대중음악 작사가, 뮤직 콘텐츠 투자&유통 전문가 등 이른바 'MZ 세대'들이 가장 바라는 진정한 n잡러이기도 한 최 대표는 F&F 엔터테인먼트 설립으로 매니지먼트사 대표, 예능 프로그램 기획/제작자라는 두 개의 단어를 추가했다.

음반 업계의 특성상 멀티 플레이를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비즈니스와 크리에이터로서 두 개의 분야 모두에서 최상위 그룹에 속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업계의 지각변동을 선언, SM, YG, JYP, 하이브 '빅4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까지 한 몸에 받고 있는 F&F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그 조직을 이끌고 있는 최재우 대표를 만났다.

Q. 여러 분야에서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나 이유가 있나?

- 음반의 기획부터 창작, 제작, 홍보,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하고 잘 알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을 동시에 하고 있기에 시너지가 나온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일이 많았고 지금도 그렇다. 앨범 제작의 경우 예상되는 수익에 대한 오차 범위가 작은 시뮬레이션으로, 예상 매출보다 적은 제작비로 계획하고 집행한다. 그러다보니 리스크가 작을 뿐 절대로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처참한 결과도 많다. 잘된 것들만 눈에 보이고 기억되기 때문인 것 같다.

Q. 12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 욕심이 많은 편이다. 음악의 여러 분야에서 '1등 콘텐츠'에 이름을 올려보았다. 이제는 그 동안 해온 모든 일들의 노하우를 모아 한 번에 쏟아 부을 시기라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에서도 1등을 해보고 싶다. 아니 해야만 한다. 12년간 함께한 그들이 가장 많은 응원을 해주고 있다. 꼭 보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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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F엔터테인먼트

Q.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F&F 김창수 회장님을 만나 여러 차례 긴 시간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단순히 엔터테인먼트의 성공이 아니라 더 나아가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그 길에 같이 걷고 싶었다. 그러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하이엔드(HIGH-END)' 아이돌 그룹을 제작해야 한다. 그동안 내가 진행했던 것들은 기존의 아티스트를 섭외해 제작하는 프로젝트성 앨범이거나 기성 가수의 앨범을 기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캐스팅과 육성과정을 간접적으로만 접하고 직접 실무를 해본 적이 없어 이 부분에 대한 부족함을 느꼈다. 이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으로, 경험이 많고 실력 있는 스태프들과 함께 최고의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지상파 방송국과 연계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Q. 오디션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을 맡았다. 제작사 대표인 것은 알겠으나 기획에는 어느 정도 참여한 것인가? 수치로 얘기한다면?

- 오디션 프로그램의 제목을 정했다. 국가 단위의 팬덤을 일으키는 오디션이라는 큰 포맷을 만들고 총 연출을 맡은 이환진 PD와 많은 시간 얘기를 나눴다. 오디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음악 관련 프로그램의 뮤직 콘텐츠에 투자와 유통을 진행해 왔다. 어떤 음악이 잘되고 어떤 요소가 있는 경우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공유했다. 영상으로서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재미를 주는 연출적인 요소는 이환진 PD가 많이 보탰고 서로 공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위해 어떤 장치를 할 것인지 의논했다. 기획안의 페이지수로 따지면 더 많이 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 비중을 수치로 굳이 얘기하자면 51%인 것 같다. 둘이 함께 만들었는데, 제목을 내가 지었기 때문에 1%를 더 주고 싶다.(웃음) 하지만 오디션을 꼭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때의 내 기여도는 1%였으면 좋겠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애쓰고 있다.

Q.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다. 특별히 이번 오디션이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피라미드식 구조가 되는 건 모든 오디션이 같은 형태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오디션도 존재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으면서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다른 점은 방송이 되고 나면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Q. 정말 많은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해 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 're;code Project Episode 1'이다. 인디와 오버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타미아가 부른 'Officially missing you' 원곡이고 긱스가 리메이크하여 발표했다. 여기에 한번 더 재창조를 시도했다. 시스타의 소유가 긱스와 함께 가창에 참여했고 모든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제일 처음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앞서 말한 3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작품이다. 첫 가요 프로듀싱 작품이었고, 이후 유사 형태의 프로젝트가 많이 제작되며 인디의 대중화에 앞장섰다는 감사한 평가를 받았다.

Q. 앞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 어떤 장르, 어떤 아티스트여도 상관없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 숨겨두었던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꺼내주고 싶다. 최근 뉴진스의 성공을 보며 그룹명에 대한 브랜딩을 참 잘했다고만 생각했다. 청바지에 흰 티만 입어도 예쁘고 긴 생머리의 여자는 모두가 인정하는 전형적인 미인의 형태다. 화려함보다 기초에 초점을 맞춘 것이 성공의 이유인 것 같다.

Q.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앨범이 있다면?

- 프로듀스 101이 끝나고 아이오아이(IOI)가 활동할 때 아쉽게 12, 13, 15, 16, 17위를 했던 한혜리, 이수현, 김소희, 윤채경, 이해인 5명을 모아 아이비아이(IBI)를 만들었다. '일반인'이라는 의미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앨범을 발표했는데,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고 추후 오디션 그룹을 통한 파생 그룹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그 이후 멤버들 각 소속사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었고, 결국 한 번의 디지털 싱글 발매로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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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F엔터테인먼트

Q. 본인이 쓴 가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이런 걸 내가 썼다고?"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아주 가끔….(웃음) 지금 읽어보면 창피한 것들이 정말 많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사를 통해 전부 전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모두가 공감할 내용의 가사를 써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런 걸 알게 되니 이제는 가사 쓰는 일이 더 힘들어진 것 같다.

Q. 필명이 여러가지다. 그 이유는?

- 본명 외에 '굿초이스', '가들'이라는 필명을 쓰고 있다. 내가 쓰고 싶은 가사보다는 필요에 의해 가사들을 쓰고 있는 나를 느꼈다. 내가 쓰고 싶었던 가사를 쓰게 될 때만 본명을 쓴다.

주로 언어유희로 이중적 의미를 가진 단어들로 쓴 가사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효린의 '안녕'은 'Hello'와 'Good bye', 로꼬와 유주가 함께한 '우연히 봄'은 계절과 시선의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소유와 브라더수가 부른 '모르나봐'는 마지막에 '나밖에 모르나봐'라는 가사로 세 글자가 전혀 반대의 의미를 만들어냈다. 필명도 'choice'와 'choi's' 두 가지로 해석된다.

'가들'은 유명 작사가 최갑원님과 공동 작업을 할 때 쓰고 있다. 작사가 표기에 '작사: 가들'로 쓰인다. 말 그대로 우린 '작사가들'이니까.

Q. 본인이 쓴 가사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가사는?

- 필명이 아닌 내 이름으로 작사가 표기를 한 씨야 김연지의 '내 맘(MOM)'이란 곡을 좋아한다. 스티비 원더가 자신의 딸을 위해 쓴 'Isn't she lovely'는 많은 사람들이 연인에게 고백송으로 불린다. 그렇게 상대가 달라져도 해석엔 전혀 어색하지 않은 가사를 쓰고 싶었다. 처음엔 이성에게 하는 가사로 해석될 수 있으나, 2절을 듣다보면 엄마에게 하는 이야기를 쓴 가사구나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특히 '나의 첫 사랑은 그대였죠'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또 박재정의 '같이 걷자'라는 곡이 있다. 짝사랑을 주제로 쓴 가사인데, 짝사랑 후 이별을 '시작이 없는 끝'이라고 표현했다.

하나 더 얘기하면 한승윤의 'Lovender'라는 곡이 있는데 '가들'로 작업한 곡이다. 내가 쓴 부분 중에 '꽃은 겨우 피는데 지는 건 순간이야. 너에게 난 꽃이었을까?'라는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이때 실제로 이별을 하기도 했다.

Q. 본인의 여러 직업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 지금은 현재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제작자와 프로그램 기획자를 선택하겠다. 다른 이유는 없다. 이제 시작했고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Q. 앞으로의 각오

- 음악이란 것이 무한적인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K-POP이 갑자기가 아니라 꽤 오래전부터 우수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그 명맥을 이어가는데 기여하겠다.

Q. 뮤직 관련업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가장 흔히 하거나 듣는 말 중 "나도 예전에 똑같은 생각했었는데"란 말이 있다. 생각은 했지만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은 없었단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기와 질투일수도 있고,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순간일 수도 있다. 그 중 후자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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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인터넷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