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까지 국내외 450여개사 참여
불황 속 시장 반등 희망 모색
1일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 '세미콘코리아'가 개막했다.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혹한기에 열린 행사지만 반도체 시황 반등을 대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차세대 반도체 기술들이 제시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소재·부품·장비 협력과 공급망 강화 사례를 현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SK그룹 계열 SK엔펄스는 국산화에 성공한 화학적기계연마(CMP) 패드를 공개했다. CMP 패드는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화학·물리적으로 연마해 평평하게 만들 때 사용하는 소재다. SK엔펄스가 CMP 패드를 대외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SK엔펄스 고부가 CMP 패드를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도입했다. CMP 패드를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활용하면 반도체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SK엔펄스는 SKC 폴리우레탄 제조 기술을 이용해 웨이퍼 위 형성된 박막을 평평하게 연마하기 위해 CMP 패드에 고부가 폴리우레탄을 처음 적용했다.
SK엔펄스는 기존 주력했던 폴리우레탄 CMP 패드뿐 아니라 실리카, 세리아 나노 소재, 메탈 소재 기반의 차세대 초고순도 CMP 패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SK엔펄스는 또 해외 소재 기업이 독점해온 블랭크 마스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하는 블랭크 마스크로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신규 슈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불화수소 국산화 업체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도입한 첨단 소재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회로 구현에 필요한 불화수소와 원재료인 불산을 국산화한 기업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자회사 유비머티리얼즈는 비정질탄소막(acl) 슬러리를 공개했다. 유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SK하이닉스에 지난해 2월부터 슬러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슬러리는 낸드 플래시 용도로 사용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200단 이상 낸드 플래시 기술을 선도하면서 회사는 나노 소재를 이용한 고적층용 신규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메스, 원익, 주성엔지니어링, 한미반도체 등 장비 기업들도 기술력을 뽐냈다. 세메스는 반도체 전공정에 들어가는 핵심 장비를 대거 공개했다.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포토레지스트를 균일하게 도포하기 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클린, 포토 관련 장비를 소개했다. 세메스 관계자는 “반도체 전 제조 공정에 걸쳐 다양한 설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반도체 기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일까지 개최되는 세미콘코리아에는 국내외 반도체 45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반도체 시장은 불황이나 반등에 대한 전망과 희망을 내놓았다. 이나 스크바르초바 세미(SEMI) 애널리스트는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산업은 평균 7% 하락할 것이며, 2021~2022년보다 장비·투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2024년부터는 반등이 시작될 것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현대 세미콘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인텔, TSMC 등 파운드리 기업 투자 외에도 신규 투자가 확정된 가운데 소부장 기업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