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토큰 증권 발행 허용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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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증권 발행 전면 허용'으로 디지털 자산 열기가 재점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6차 금융규제혁신 회의에서 '토큰 증권의 발행·유통 규율체계'를 의결하고 이를 위한 증권성 판단원칙과 토큰 증권의 장외 발행 및 유통플랫폼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발행이 금지된 증권형토큰공개(STO; Security Token Offering)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토큰 증권이라는 제한은 있지만 경우에 따라 미국·유럽보다 디지털 자산 제도화가 빠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우선 자본시장에서 증권형 토큰 발행 허용인 만큼 증권업계의 관심이 높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STO 플랫폼 구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첫째 주식과 채권 이외 토큰 증권이라는 신상품이 추가되는 만큼 증권시장 확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발행업체가 코인보다 규제적인 토큰 증권을 회피한다든지 당국의 증권성에 대한 엄격한 판단 등으로 토큰 증권 범위가 제한적일 거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초기엔 몰라도 발행·유통 증가로 시장 경험이 축적될수록 증권성의 인정 범위와 토큰 증권 발행이 확대될 수 있다. 왜냐하면 대상 자산이 워낙 다양한 데다, 투자자 재산권은 기존 증권과 마찬가지로 보호하면서 상장 요건은 기업공개(IPO)보다 덜 엄격한 점 등이 발행업체와 투자자에 어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둘째 토큰 증권 관련주라는 새로운 섹터(Sector)가 유망 투자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상자산시장은 루나·테라 사태와 FTX 부도 등에서 드러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와 관리시스템 부재로 신뢰가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태다. 따라서 토큰 증권이란 제도권 신상품 등장은 기존 가상자산시장에서 토큰 증권시장으로의 투자자 이동을 예상케 한다. 최근 STO와 토큰 증권 발행·유통 플랫폼 관련주의 주가 상승과 동학 개미의 관심도 제고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셋째 토큰 증권의 속성이 기본적으로 디지털인 만큼 토큰 증권의 상장은 한마디로 '디지털 증권시장'의 출현을 의미한다. 거래 방식뿐만 아니라 대상 자산에까지 증권시장 디지털화가 양적·질적으로 심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디지털은 시간·공간 제약이 없어 비상장과 상장의 별다른 질적 차이가 없다. 따라서 디지털을 매개로 한 비상장과 상장 시장의 연결성 강화 효과도 예상된다. 이밖에 토큰 증권을 활용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다양화라든지 글로벌 연결성이 높은 디지털 자산시장의 성격을 고려할 때 증권시장의 글로벌 가속화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디지털 자산업계의 반사적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예컨대 조각 투자 사례에서 봤듯 증권사가 아니어도 토큰 증권 발행이 가능한 발행플랫폼과의 제휴 또는 신규 설립, 자본력 있는 가상자산거래소를 중심으로 증권사 제휴 또는 인수 검토 등이 감지되는 모습이다. 또 토큰 증권 발행을 통한 디지털 자산기업, 특히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벤처 혹한기에 그만큼 신산업 생산·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의 일정은 2월 중에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상반기에 법안 제출, 규제샌드박스 테스트를 통해 혁신적 토큰 증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 집행과 규제샌드박스 등 시장 피드백 과정을 통해 좀 더 세밀하고 선진화한 롤모델 제도의 구축을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ysjung1617@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