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바CIC·서치CIC 대폭 삭감
내달 컴패니언 데이서 직접 설명
광고 사업 타격…영업익 주춤
일각 수익성 개선 본격화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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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이 예상되는데도 전년 대비 대폭 삭감한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직원들의 반발을 거세게 받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다음 달 3일 4분기 실적 발표 당일 온라인 사내 간담회인 '컴패니언 데이'를 개최, 성과급 규모와 재원을 직접 설명할 방침이다.

25일 다수의 네이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 직원의 성과급은 전년 대비 적게는 20%, 많게는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사내독립기업(CIC)별로 성과급을 달리 책정한다. 매해 성과급 규모는 일정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올해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수익보다는 투자가 더 많이 들어가고 있는 '클로바CIC', 광고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둔화한 '서치CIC'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상대적으로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쇼핑 사업 부문인 '포레스트CIC'는 낙폭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중간 고과자가 연봉의 20% 정도를 인센티브로 받았으나 올해는 8~11% 수준을 받았다”면서 “역대 최대 매출액 달성에도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인센티브를 반토막으로 줄여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지난 설 연휴 직원 성과급 지급 이후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 등에서 네이버 직원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지난해보다 성과급이 절반 이상이 줄었으면 이제 더 이상 이 팀에서 필요한 존재가 아니란 설명인가” “대규모 인수 이후 돈 없고 영업이익 늘려야 한다는 핑계가 있으니 바로 줄인 것” “이직해야 하나”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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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네이버 매출은 8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3분기 연속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4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경기침체로 말미암아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해 온 광고 사업 부문이 타격을 받으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네이버의 영업이익 성장이 뒷걸음질하는 것은 5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클로바CIC를 비롯해 파파고, 웍스모바일, 웨일 등 각 조직의 기술 역량을 네이버클라우드로 결집한 배경에도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의 기술 확장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북미 최대 패션 개인간거래(C2C) 커뮤니티 '포시마크'를 이달 초에 인수했다. 인수 가격은 기업 가치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이는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며, 국내 인터넷 기업이 진행한 인수 가운데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

대규모 현금이 투입되면서 단기적으로 포시마크 감가상각비 발생은 물론 중장기 마케팅 비용 증가 공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격적으로 수익 챙기기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오는 2월 3일 직원 대상 컴패니언 데이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최근 경영 현황과 보상금 재원 등을 상세히 설명할 계획이다.


한편 네이버 노조 측은 이번 성과급과 관련해 전사적인 인센티브 재원 규모의 변화 유무, 성과금 축소 배경 등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다가오는 임금협상 때 대응도 예고된 상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