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로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가격은 2만 1000달러선을 돌파해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보호 신청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7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0시 53분 (한국 시간 18일 오후 12시 53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86% 오른 2만1309달러(약 2651만원) 안팎에 거래됐다.
이는 FTX의 유동성 위기가 알려지기 직전인 11월 초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쉬지 않고 거래되기 때문에 주식 시장처럼 장 시작과 마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협정표준시(UTC)를 기준으로 시초가와 종가를 산정한다.
이날 비트코인은 장중 2만1594달러에 도달해 지난해 9월 13일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1.39% 오른 1584달러(197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14일 연속 상승하며 올 들어서만 약 30% 올랐다. 영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는 2013년 11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장 기간 상승이다.
시장조사기관은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은 “비트코인은 50일 이동 평균선은 물론, 200일 이동 평균 이상으로도 거래되고 있다”며 “FTX 파산 여파로 가격이 급락한 이후 하락 폭을 대부분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 비트코인이 지나치게 과매수 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적 분석에 사용되는 비트코인의 14일 평균 상대강도지수는 현재 91로, 과잉 매수를 의미하는 70을 크게 넘어섰다. 30 이하는 과매도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상승을 지난해 말 단기 급락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완화를 꼽는다.
가상화폐 거래업체 B2C2의 최고위험책임자(CRO) 애덤 파딩은 “최근 상승은 단기적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한 데 따른 반등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이 4% 이상 오르고, 나스닥 100은 6% 가까이 상승한 점도 디지털 자산이 반등할 수 있었던 큰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