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은 외과 최준영 교수팀이 '바바 로봇 갑상선 절제술'을 통해 5세 소아 환자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로봇 갑상선 수술이 학령기 이전 소아 연령대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상식을 깬 세계 최초 사례다.
바바 로봇 갑상선절제술은 양쪽 유륜과 겨드랑이에 1센티미터 미만 작은 절개창을 만들어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 방법이다. 2008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한 이 수술법은 목에 흉터가 남지 않는데다가 유착, 수술 후 출혈, 목소리 변화, 부갑상선 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적다는 사실이 입증되며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바바 로봇 수술을 포함한 모든 로봇 갑상선 수술은 어린 소아 환자에 실시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다. 현재 대부분 소아 갑상선절제술은 목에 남는 눈에 띄는 흉터를 감수하더라도 갑상선이 위치한 목 앞 부위에 절개창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봇 수술이 최소 절개만으로도 시행가능한 이유는 몸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하거나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로봇팔의 존재 덕분이다. 소아의 경우 체구가 작아 로봇팔이 움직일 수 있는 몸 속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아 체구가 성인 삼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해 로봇 수술을 수행하는 난이도가 대폭 증가하지만, 신체 구조나 신경 형태 등은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숙련도만 있다면 피판(수술 공간 확보) 범위를 넓히지 않고도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기존의 수술 기법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로봇 갑상선 절제술을 소아에게 적용할 경우, 혈중 칼슘수치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부갑상선 조직을 카메라를 통해 보다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 수술 시 보존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확인했다. 수술 중 부갑상선이 손상되면 환아가 손발저림, 근마비, 성장장애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최준영 교수는 “목에 큰 흉터가 없다는 것과 목소리 변형이나 부갑상선 기능 저하 등 위험이 낮다는 기능적 장점 모두 수술 이후 환아 성장 과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소아 로봇수술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방법론을 공유해 소아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로봇수술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