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중소기업계, 무리한 요구보다 연동제 지지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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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위원장(오른쪽)이 중기중앙회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공정위 제공)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중소기업계와 만나 “수용 가능성이 낮은 무리한 조건을 내세우기보다는 향후 납품단가 연동제가 업계 전반의 관행으로 정착될 날을 내다보며 현재 법안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는 연동제 법안에 대해 대기업은 물론 일부 중소기업계에서도 적지 않은 오해들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납품단가 연동제는 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에 대해 계약서에 연동조항을 의무화하되, 연동 조건은 당사자 간 협의로 정하게 한다. 당사자가 연동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는 의무를 면제하도록 했다.

한 위원장은 “정부는 대금조정 효과, 사적자치 침해 우려, 현장 작동 가능성을 고려해 제도를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사업자가 주요 원재료 비중을 확인하기 위해 원가 정보를 요청하거나 원자재 가격 하락 시 원사업자가 대금을 감액하면 하도급법상 경영정보 요구 금지와 감액 금지 규정에 위반된다는 오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는 경제5단체가 납품단가 연동제 반대 공동성명을 내면서 현행법 충돌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연동제 이행을 위해 꼭 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므로 법률 위반이 아니고 연동 계약에 따라 대금을 감액하는 것도 부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동제는 어느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드는 제도가 아니며 대기업계는 연동제를 통해 협력사들과 위험을 분담하면 안정적 거래관계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한 위원장에게 납품단가 연동제 조기 정착 지원 등 17건의 건의 사항을 전달하고 개선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올해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삼중고에 원자재 가격 폭등과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지만 중소기업계의 14년 숙원인 납품단가 연동제가 법제화된 뜻깊은 한 해”라며 “납품단가 연동제가 기업 현장에서 빨리 정착돼 대-중소기업 간 자발적인 공정 거래 문화도 자연스럽게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