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이 인사 대상”…금감원 국·실장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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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지난 7월 5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실장 인사를 코앞에 둔 금융감독원에 전운이 감지된다. 지난 6월 취임한 '검사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실시하는 첫 정기 인사에서 대규모 교체가 단행될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이 뒤숭숭하다.

이 원장 체제 금감원은 지난 8월 수시 인사를 통해 부서장 106명 중 40명(전보 21명·신규 승진 19명)을 교체했는데 4개월도 안돼 전체 국·실장 대상 인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통상 연말 연초 국·실장 인사를 단행해 왔는데 이렇게 인사 날짜를 콕 집어 예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 인사에서는 부서장 80~90%를 갈아치우는데 지난 8월 승진자도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혼란스런 상황이 야기되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인사 담당자에 관한 소문도 전혀 돌고 있지 않아 더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원장이 지난 8월 인사는 임시로 진행한 것이었다고 내부에 발언했다”며 “이번 정기 인사는 모든 부서장이 대상으로 큰 폭 교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사 키워드는 이번에도 '세대교체'가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만 55세 전까지 임원(부원장보)을 달지 못한 부서장은 보직 해임하는 관행이 있다. 지난해 1966년생이 대상이었고, 올해는 1967년생이 대상인데 변수는 1967년생 부서장은 이미 지난 수시 인사에서 모두 보직 해임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년 말까지 부서장을 달 수 있는 1968년생이 이번 인사에서 조기에 보직해임 될지가 관심이다. 1960년대 후반 부서장들은 1972년생 금감원장 취임 후 입지가 크게 흔들려 이번 인사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이미 1970년생 부원장보까지 배출된 상황이어서 1960년대 후반 부서장 입지는 매우 좁다.

실제로 일부 1960년대 후반 직원들은 지난달 사표를 내고 금감원을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수시 인사 때도 금감원은 1969~1971년생 부서장을 각 부원장보별 주무 부서장으로 전면 배치했다. 황선오 자본시장감독국장(1971년생)이 주무 부서장 중 가장 젊고, 안승근 기획조정국장, 이창운 감독총괄국장, 박지선 보험감독국장, 이길성 저축은행감독국장, 박용호 기업공시국장은 1970년생, 김준환 은행감독국장, 최광식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 서정보 금융민원총괄국장은 1969년생이다.

이 원장보다 어린 부서장도 배출됐다. 박현섭 상호금융국장, 권영발 자본시장특법사법경찰 실장, 최강석 자산운용감독국장(이상 1973년생), 곽범준 금융데이터실장(1974년생)이 40대 부서장들이다.

금감원 젊은 직원들은 이러한 대규모 인사를 환영하는 눈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원장 취임 6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금감원 현안과 업무파악이 끝나 보고를 받을 때 부서장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고 사실관계 파악을 꼼꼼하게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저연차 직원들은 경직된 조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기대감이 있고 인사 적체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표]금감원 인사 관전포인트

“전원이 인사 대상”…금감원 국·실장 '전운'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