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팀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이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교체 당시 보인 행동으로 심기가 불편했다고 전했다. 자국 팬들이 호날두를 선발에서 제외시키고 싶다는 설문 결과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AFP, AP통신에 따르면 산투스 감독은 지난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당시 호날두의 행동에 대한 질의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펼쳐진 포르투갈과 한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호날두는 선발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되레 전반 27분 이강인의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으로 떨어져 동점골로 이어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그는 두드러지는 활약없이 후반 21분 안드레 실바와 교체됐다. 그런데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는 중 돌연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하는 등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포르투갈 매체들은 호날두가 산투스 감독에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호날두는 언쟁을 벌인 조규성에게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호날두는 “선수 하나가 나에게 빨리 떠나라고 해서 조용히 하라고 한 것. 그에겐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없다. 내가 빨리 나가지 않았다면 심판이 지적했을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 직후 산투스 감독은 “(호날두가) 한국 선수와 관련해 (경기 중) 기분이 나쁜 것처럼 보였다”며 “한국 선수가 ‘가라’하는 손짓을 해서 기분이 나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선수가 영어로 얘기한 것 같은데, 뭔가 공격적인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넘겼다.
그러나 5일 다시 같은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본심을 드러냈다. 산투스 감독은 “내 대답은 둘로 나뉜다. 첫 번째 대답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다르지 않다. 그라운드에서는 별 일이 없었다”라면서도 “그런데 두 번째 대답은 내가 그 장면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이제 끝난 문제다. 내부적으로 해결됐다”고 답했다.
자국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독 또한 그의 행동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4일에는 포르투갈의 스포츠 매체 아볼라가 ‘호날두가 계속 선발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하자 구독자의 70%가 ‘아니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산투스 감독은 “이런 종류의 자료는 읽지 않는다”며 여론이 선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내가 이런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단순히 훈련할 시간이 3일 남아 뉴스 등은 보지 않는 것이다.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