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5G 주파수 할당 이행점검 청문회
양사, 인프라 구축 미흡 책임 통감…지하철 서비스 운용권 확보 희망
추가 기지국 투자엔 회의적 입장, 할당 취소 처분 번복 가능성 희박
6개월 단축 처분 받은 SK텔레콤, 1.3만여개 구축 일정 촉박 호소
5세대(5G) 이동통신 28㎓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받은 KT와 LG유플러스가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를 표시하면서도 지하철 와이파이 구축 사업은 이행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5일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에서 5G 주파수 할당 조건 이행점검 결과에 대한 이통사 대상 청문회를 진행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된 청문회에서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으로 과기정통부에 의견을 전달했다.
할당 취소라는 사상 유례없는 처분을 받은 KT와 LG유플러스 모두 28㎓ 인프라 구축에 미흡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28㎓ 주파수 전체를 할당 취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KT는 국정과제인 28㎓ 기반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과 관련해서는 책임지고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도권 지하철에 대해 기지국 설치까지 완료한 만큼 지하철에 한해서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고 서비스 운용까지 할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가 정책적 지원을 해주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실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도 앞서 지하철과 관련해서는 이통사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 또한 KT가 국민과 약속인 지하철 구축을 끝까지 이행하겠다고 나설 경우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3사 공동구축으로 부담을 나눴던 만큼 SK텔레콤으로서도 KT와 LG유플러스가 지하철 사업을 지속 이어가기를 희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과기정통부가 이통사 의견을 받아들여 지하철 구역에서만 양사의 28㎓ 주파수 사용을 허용하는 정책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통 3사는 수도권 지하철 2·5·6·7·8 호선을 나눠 기지국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 모두 할당 취소 처분을 뒤집기 위해 지하철 외에 추가 28㎓ 사용처 확대 노력 등은 개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28㎓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었다면 할당 취소가 되는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날 28㎓ 이용 6개월 단축 처분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단축 조치를 피하기 위해 무리한 추가 투자 약속 등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내년 5월 31일까지 기지국 1만3000여대 이상을 추가 구축하는 것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과 같이 3사가 공동 구축한 기지국 수량을 자사 수량으로 인정받을 방법도 사라진 상황에서 삼성전자 장비 수급 및 기지국 설치 일정 등이 급박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과기정통부는 이통사가 밝힌 의견에 기반해 조서를 작성하고 이통사와 사실 확인 등을 거친다. 이후 청문회 주재자가 최종 의견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종 결과가 뒤집히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처분이 내려진 상황에서 이를 뒤집을 만한 강력한 명분이 있지 않은 이상 과기정통부가 기존 결과를 고수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청문 절차가 끝나고 각 사 의견을 종합해 이달 중 최종 처분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