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전남대, 수입 의존 혈액 여과기 핵심부품 혈액투석용 중공사막 국산화

김인수 교수 창업 이노셉, 시제품 양산 준비…“국산 혈액 여과기 보급 도전”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김인수 지구·환경공학부 교수팀이 김수완 전남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팀과 함께 말기 신부전증 환자의 신장 역할을 하는 혈액 여과기 핵심부품인 혈액 투석용 중공사 분리막(중공사막)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혈액 여과기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신장을 대신해 주는 의료기기로, 매우 얇은 막 형태인 멤브레인을 이용해 혈액에서 요독(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돼야 할 노폐물이 배설되지 못하고 혈액에 축적돼 일어나는 독성) 물질과 노폐물 등을 걸러주는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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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발한 혈액투석용 중공사막 단면 촬영.

혈액 여과기는 분자량이 1000 달톤(Da) 이하인 저분자 요독 물질의 제거에는 효과적이지만 분자량 1000~6만Da 사이의 중분자 요독과 분자량 6만6000Da 이상인 단백질 결합 요독(PBUT) 제거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제거되지 않은 중분자 및 단백질 결합 요독 물질이 혈액 내에 쌓이면 심혈관계 합병증이 생긴다. 중분자 및 단백질 결합 요독 물질의 제거율을 높이기 위해 중공사막의 기공 크기를 키우면 기공 분포가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과 유사한 크기로 커지면서 필수 단백질인 알부민이 함께 제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단백질 결합 요독은 심혈관 질병의 발병 및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어 제거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상용 제품을 이용한 임상 결과는 물론 단백질 결합 요독 제거를 위한 분리막 개발 연구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생체 적합성이 우수한 소재인 폴리에테르술폰(PES)을 이용해 혈액 투석 시 필수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단백질 결합 요독의 제거 원리를 규명하고 새로운 혈액 투석용 중공사막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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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투석시 PBUT 제거 과정 도식도.

연구팀이 개발한 2종의 중공사막은 각각 1만6773Da, 1만3998달톤Da의 잔존분자량으로 그보다 낮은 저분자-중분자 요독을 수월하게 제거 가능했다. 동시에 6만6000Da 이상 분자량을 갖는 체내 필수 단백질 유출 방지가 가능한 수준의 분획분자량을 중공사막 2종 모두 5만Da 내외의 수준으로 확보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중공사막을 이용한 히푸르산, 인독실 황산염, p-크레졸 요독의 제거율은 이전에 보고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와 비교해 훨씬 우수한 제거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혈액 여과기 시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파일럿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김인수 교수는 자신의 창업기업 이노셉을 통해 혈액 투석용 중공사막의 국산화에 나설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번 혈액투석용 중공사막 개발이 국산 혈액 여과기 개발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산 혈액 여과기가 보급되면 수입 시 발생하는 유류비와 추가 비용을 절약하고 내수 경제 활성화는 물론 우리나라의 의료 강국 도약에 기여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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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응우옌 탄틴 이노셉 수석연구원, 김창성 전남대 교수, 김수완 전남대 교수, 김인수 GIST 교수, 장경훈 GIST 박사과정생, 허남국 GIST 연구교수.

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의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사업(TIPS)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분리막 분야의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국제학술지 '멤브레인 과학 저널'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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