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다음달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전동화 모델' 생산을 시작한다.
GV70 기반 파생 전기차인 GV70 전동화 모델은 해외 공장에서 만드는 첫 번째 제네시스 모델이다. 미국 내 조립 생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미국에서 생산하는 첫 한국 전기차라는 의미가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12월부터 GV70 전동화 모델 생산에 돌입해 내년 1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초기 생산 대수는 월 3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생산 라인을 구비한 만큼 현지 판매 상황에 따라 생산 대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 전동화 생산라인 구축에 3억달러(약 3700억원)를 투자했다. 전동화 생산라인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생산 중이다. 내달부터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추가로 만든다.
제네시스는 지난주 개막한 LA오토쇼에서 현지 소비자에게 차량을 공개하는 등 본격적인 사전 마케팅 활동에 착수했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국내 판매 가격(7332만원)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네시스는 GV70 전동화 모델을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네바다, 뉴욕, 유타, 워싱턴 등 8개 주에서 우선 판매한다. 이후 공급과 수요를 고려해 판매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GV70 전동화 모델이 출시되면 제네시스는 GV60과 G80 전동화 모델까지 미국에서도 국내와 동일한 3종의 풍성한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하지만 IRA가 시행된 가운데 유일한 현지 생산 전기차 GV70 전동화 모델만으로는 현지 판매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조지아 전기차 전용 신공장 완공 전까지 IRA 대응을 위해 미국 내 다른 현대차·기아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RA 시행과 별개로 공격적 신차 투입도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까지 현대차 아이오닉6, 기아 고성능 전기차 모델 EV6 GT 등을 연달아 미국에 투입하며 성장세인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현재 개발 단계인 기아 EV9, 카니발 전기차 등도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 판매에 들어간다.
올해 들어 3분기(1~9월)까지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전기차 4만7095대를 팔아 작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12.0% 증가했다. 2030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84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신공장의 전기차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대 수준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