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사의 숙원인 보험대리점(GA) 진출이 깜깜무소식이다. 지난해 말 전임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캐피털사 GA 허용이 가능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 탈것으로 예상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아무런 진척이 없다. 업계에서는 캐피털사의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보험업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캐피털사의 보험 판매를 어렵게 했던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금융당국 역시 아직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상황으로 연내 개정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캐피털사의 GA 허용이 시급하게 처리할 과제는 아니며, 현재 보험업법 이슈가 많아 업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최근 금융위 내부 인사 등으로 업무 파악에도 다소 시일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고승범 전 위원장은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취득한 캐피털사에 대해 GA 라이선스를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고 전 위원장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캐피털사에 대해 보험대리점 업무 진출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여전산업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GA 진출은 캐피털사의 숙원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에 여전사들이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대리점'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보험업법(제91조)은 은행,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투자매매·중개업 등의 경우 GA업이 허용되지만, 캐피털사는 제외되고 있다. 이에 업권별 법령끼리 충돌이 발생해 그간 캐피털사는 보험판매가 사실상 불가했다.
다만 지난해 말 고 전 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캐피털사의 GA 업무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1년여 기간이 지난 현재 아무런 진행이 되지 않은 것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나 늦어도 연내에서 캐피털의 GA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의 경우 시장조사와 사업 준비까지 진행하는 등 보험업법 개정을 앞두고 분주하게 준비했다. 이들 캐피털사의 경우 신차부터 중고차까지 자동차 판매가 전체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다만 업계는 전임 위원장이 규제 개선 검토를 약속했고, 자동차 금융에서 비용 절감은 물론 시너지를 위해 GA 허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지난해 전임 위원장이 캐피털의 GA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캐피털사가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경우 다양한 시너지 창출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 여전히 규제 완화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