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건설하는 스마트시티 '네옴시티'가 재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들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65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옴시티 수주를 위한 구애 작전에 들어간 셈이다.
네옴시티는 사업비 총 67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다.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중심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국가 장기 프로젝트인 '사우디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일환인 네옴시티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5000억달러를 투입해서 사막과 산악지역에 서울의 약 44배 면적인 2만6500㎢의 인공도시를 건설한다.
건설과 정보통신기술(ICT)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기업은 초고속 통신망,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분야에서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물산·포스코·한국전력공사·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은 17일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달러 규모의 '그린수소 플랜트 건설 추진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네옴시티 사업에 앞서 사우디에 선물 보따리를 푸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재계 대표도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모처럼 양국의 우호 관계를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은 호기다. 한국과 사우디는 방산·원전 등에서도 협력할 프로젝트가 많다. 기업도 기업이지만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제2 중동 붐에 비유되는 '네옴시티 건설'에 우리 기업이 '원팀'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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