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으로 분류돼 미술관 창고에 보관돼 있던 렘브란트의 유화 그림이 101년 만에 진짜로 인정받았다고 가디언, AFP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그림은 유화 ‘십자가에 달리시는 그리스도’(Raising Jesus on the Cross)로, 독일 뮌헨 미술관에 전시된 렘브란트 1633년작의 위작으로 분류돼 왔다.
작품을 사들인 인물은 브레디우스 미술관 창시자 미술 사학자 아브라함 브레디우스. 그는 이 그림이 뮌헨에 있는 작품의 초기작이라고 굳게 믿고 1921년 사들였지만, 1969년 위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렘브란트의 작품을 연구하던 명화 큐레이터가 이를 창고에서 찾아내 이 작품을 다시 살펴본 결과 진품으로 평가되면서 101년 만에 인정받게 됐다.
이 큐레이터는 “붓터치 등 작품의 세세한 부분을 몇 번이고 다시 봤다. 매우 훌륭하다”며 “몇 번의 넓은 붓놀림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그(렘브란트)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작품을 복원한 전문가 역시 “디테일 면에서 이 작품이 진품이라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당초 이 작품을 위작으로 평가한 미술 전문가들은 붓놀림이 세밀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렘브란트의 다른 작품들은 매우 정확하고 세련된 터치로 그려졌지만 이 작품은 거칠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큐레이터는 “이 작품은 유화 스케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작이다. 실제 그림이 어떻게 보일지 대략적인 구성을 보여주기 위해 그린 것”이라며 “붓을 다루는 방식이 위대한 거장, 렘브란트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적외선 반사 촬영과 엑스레이 스캔으로 작품을 살펴봤을 때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역시 자체 분석을 실시한 결과 렘브란트의 작품과 모순되는 점을 찾지 못했다며 “이 작품은 진품이다”라고 못박았다.
2년에 걸쳐 나이테연대측정법 등으로 그림을 분석한 결과 이는 1642∼1645년 작품으로 추정됐으며, 렘브란트의 독특한 붓놀림이 담겼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편, 렘브란트는 바로크 시대의 네덜란드 화가다. ‘빛의 화가’라고도 불리는 그는 유럽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