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업은 물론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종합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가통신사업자 시스템 이중화와 함께 배터리 등 화학적 화재 관련 진압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의힘과 국무조정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소방청 등은 19일 국회에서 카카오 사태 관련 당정협의를 같고 이같이 논의했다. 당은 국가 안보와도 연결된 데이터 통신 안전망 구축을 위해 보다 촘촘하게 핵심 기반 시설 위기 상황에 대한 매뉴얼과 대비책을 점검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먼저 각 기업과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종합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를 안일하게 관리하고 사고 후 대응 매뉴얼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인재로 보고, 각 시설에 대한 이중화와 대응 매뉴얼 구비 여부 등을 파악한다.
진화가 어려운 배터리 화재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한다. 최근 전기차 등 리튬배터리의 경우 화재 진압이 어려운 만큼 화학적 방화 시스템에 대한 기준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서비스 중단의 원인이 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도 리튬배터리를 사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발생했다.
특히 당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리튬배터리 사용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소방본부 차원에서 테스크포스를 만들어 ESS, 전기차 충전시설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추가 예산 투입도 시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배터리가 지하 혹은 지상에 있는 것이 좋은지 여부와 화재진압, 건물 구조설계 등 미래 건축 부문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가통신사업자 데이터 이중화는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기조다. 당정은 이중화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입법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부 차원에선 관련 입법이 마련되기 전이라도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이중화가 갖춰지지 않은 곳은 행정권을 통해 관련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일이 또 재발되는 것이다. 끝까지 철저하게 안전장치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카카오는 물론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정부, 입법적 뒷받침을 못한 국회도 책임이 있다. 이번 기회에 철저히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