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활용 외산 종속 탈피하거나
공공부문 'SaaS 국산화' 서두르거나
공공 정보화 시장에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의 외산 쏠림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체계(OS),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서버, 스토리지에서 특정 외산 업체 비중이 높아 종속성 우려도 제기된다.
◇SW·HW 외산 쏠림 여전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2022년 범정부EA 기반 공공부문 정보자원 현황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W 국산화 비율은 40.7%다. 2016년(41.47%), 2017년(42.12%), 2018년(44.69%) 2019년(42.62%), 2020년(42.36%)로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형별 외산 SW 비율은 OS(98.26%), DBMS(81.48%), WEB/WAS(63.53%), 백업(79.64%), 정보보호(26.28%), 관제(9.75%)로 집계됐다. 정보보호와 관제를 제외한 대부분 SW에서 외산이 국산을 압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SW 유형별 공급기업도 외국기업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OS는 레드햇(40.10%)과 MS(33.51%)가 사실상 공공 시장을 양분했다.
DBMS는 오라클(63.56%)와 MS(16.54%)이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WEB/WAS는 티맥스소프트(36.47%)와 아파치(24.77%)다. 백업은 컴볼트(38.65%)와 아크로니스(21.76%), 정보보호는 트렌드마이크로(31.55%)와 시큐브(23.40%), 관제는 기타(25.63%)와 브레인즈컴퍼니(24.06%) 순으로 집계됐다.
HW 현황도 비슷했다. 국산이 32.21%, 외산이 67.79%로 외산장비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HW 유형별 외산 비율은 서버(76.44%), 스토리지(96.08%), 백업장비(97.30%), 정보보호(7.24%)로 나타났다. 정보보호를 제외한 대부분 하드웨어가 외산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HW도 외국기업 비중이 높았다. 서버는 HP(39.10%)와 IBM(33.57%)가 1~2위를 기록했다. 스토리지는 델(37.31%), 히타치(22.32)가 공공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백업 장비도 퀀텀(28.68%), 델(22.62%) 등이 공급됐다. 네트워크장비는 시스코(61.45%)와 다산네트웍스(11.84%)의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보호는 국내 업체인 시큐아이(24.10%)와 유주네트웍스(22.14%)가 선두를 차지했다.
◇오픈소스 활용으로 종속성 탈피
공공 부문 SW 중 상용SW가 17만1617개(83.50%), 오픈소스SW가 3만3921개(16.50%)로 집계됐다. 전년 15.49% 대비 오른 수치다. 기관유형별 오픈소스 도입 현황은 중앙행정기관(19.42%), 지방자치단체 (18.08%), 공공기관은(10.36%) 순이다.
오픈소스는 최근 공공조달 진입이 가능해졌다. 오픈소스 도입 활성화를 위해 국가조달 체계에 '디지털서비스몰'이 열려 편이성이 확보된 만큼 공공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호성 한국공개소프트웨어협회 상근부회장은 “공공정보화 시장은 종속성 탈피와 지속 가능성, 재활용성 등 개방적 경쟁을 통한 운영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오픈소스로 특정기업 종속성을 탈피하고, 소스코드 공개를 통해 품질을 투명하게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 클라우드 도입 첫발…“SaaS 국산화 서둘러야”
지난해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의 클라우드 이용현황은 1329개(7.79%)로 매우 낮았다. 다만 정부가 2026년까지 1만9개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인 만큼, 공공의 클라우드 이용현황이 급속도로 높아질 예정이다.
클라우드 인프라 확산에 따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도 도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내부 업무망에 SaaS 활용이 가능해지면 정부의 클라우드 전환 정책이 속도를 낼 수 있다.
정부도 공공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는 SaaS 개발 지원에 착수했다. 정부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통해 SW 시장을 SaaS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2027년까지 2000개 이상 SaaS 기업을 육성하는 등 SW 산업 체질을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SaaS의 외산 종속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공공에서 사용 가능한 국산 SaaS 제품의 절대 수치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SW 기업 관계자는 “외산 SW 지배력이 큰 상황에서 공공이 클라우드화되고 있다”며 “클라우드 확산에도 국산 SaaS는 없고 외산 SaaS만 있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