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은 연구현장 파괴 시도...공공 R&D '민영화'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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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조승래 의원이 개최한 윤석열 정권 공공기관 말살정책과 연구현장의 문제 간담회에 참여한 과기 출연연 노조 관계자들은 현재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연구 현장에 대한 파괴 행위로 규정했다.

“정부에서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많은데, 출연연 살림은 더 줄일게 없어서 담당자들이 난처해합니다. 정부 말처럼 우리가 철밥통이고, 받는게 많다면 왜 우수 신진 인력은 합류를 꺼릴까요.”

조승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민주)이 지난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윤석열 정권 공공기관 말살정책과 연구현장의 문제' 간담회에서는 근래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비판하는 과학기술 현장 목소리가 쏟아졌다.

연구현장 파괴라는 지적이다. 이어확 과기연전 수석부위원장은 “실질임금상승률은 공무원보다 한참 낮고, 복리후생비도 예전부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명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조위원장은 이를 두고 “현장의 일에는 관심을 안 두고, 일단 감축하고 보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정부의 조치가 공공부문 민영화 시도라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강천윤 과기노조 위원장은 “민간경합, 비핵심기능과 유사중복 기능 통폐합 조정, 자산 매각 및 출자회사 정리 등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내용 실상은 민영화 시도이자 공공성을 약화 및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광일 공공연구노조 과학기술본부장도 “과기 연구현장 관련 분야를 민간에 넘기는 일도 생길 수 있다”며 “공공부문 민영화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기존 체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표적인 부분이 공공기관 운용에 관한 법률(공운법)이다. 출연연 등 연구현장은 법 개정으로 연구개발 목적 기관이 됐지만, 정작 이에 맞는 시행령 개정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출연연 관련 R&D 콘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하는 의견도 수없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조승래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과기 출연연의 기능과 정원 축소를 지속해 압박하고, 강제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간담회에서 “각 출연연이 (8월 말) 제출한 자구안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다시 보완 요구 지침을 내렸고, 맘에 또 안들면 마음대로 하겠다고 밝힌 심각한 상황”이라며 “연구현장 혁신을 졸속으로 일방적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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