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슈프림'(Supreme)이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 슈프림은 글로벌 마니아층을 보유한 캐주얼 스트리트 브랜드로 전 세계 7개 국가에서 14개 매장만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진출이며 글로벌 15호점이 서울에 문을 여는 것이다.
29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슈프림을 운영하는 챕터4 코프는 이달 초 '슈프림' 상표권에 대한 출원 공고를 특허청으로부터 받았다. 출원 공고되면 심사가 진행되고 등록에 대해 2개월간 이의신청이 없으면 등록이 완료되는 상표권 취득 전 단계다.
그동안 슈프림은 국내 공식 수입사가 없어 위조상품이 유통됐지만 상표권을 취득하지 않아 글로벌 본사는 이를 막을 방안이 없었다. 챕터4 코프는 2018년부터 특허청에 슈프림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이미 등록된 상표들과 소극적인 대응으로 출원을 거절당한 바 있다. 이에 챕터4 코프가 2019년 12월 선등록된 상표권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했고 작년 3월 특허심판원은 챕터4 코프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선등록 상표에 대해 이를 무효로 한다”고 심결했다.
최근까지 슈프림 상표에 대한 출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특허권은 해당 심결에 따라 '동일·유사한 상표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등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출원·등록된 상표'라며 거절 결정을 내렸다.
슈프림은 스케이트보드 의류에서 출발해 글로벌 브랜드들과 협업을 이어가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브랜드다. 슈프림 본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등 7개 국가에 소수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한국 시장 진출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다.
슈프림 한국 매장은 서울숲 루프스테이션이 유력하다. 서울숲 루프스테이션은 부동산 개발사 네오밸류가 신축 중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내년 5월 개장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서는 루프스테이션 개장과 함께 슈프림 매장도 문을 열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슈프림 본사를 인수한 브이에프(VF)그룹 한국지사인 브이에프코리아가 한국에서 슈프림 유통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브이에프코리아는 현재 국내에서 스니커즈 브랜드인 '반스'와 '팀버랜드'를 직접 유통하고 있다. 브이에프그룹은 노스페이스, 키플링, 잔스포츠, 반스, 팀버랜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30여개를 보유한 패션기업이다.
슈프림이 한국에 직진출하게 되면 가품 단속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슈프림 상표를 부착한 위조상품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판매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 중인 대부분 슈프림 제품은 위조상품이란 얘기도 돌고 있다”면서 “슈프림 한국 직진출에 대해 업계 관심이 매우 높지만 희소성이 강한 브랜드라 사업 전개 방식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