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이 올 들어서만 98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억만장자 순위도 일년 만에 14계단 밀려 20위로 떨어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억만장자 지수를 발표하며 저커버그 순자산이 올해 들어 710억 달러(약 98조 6900억원) 줄어든 559억 달러(약 77조 7300억원)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1420억 달러(약 197조 5200억원)로 정점을 찍었던 그의 자산은 일년 새 거의 3분의 1토막 났다. 금액으로만 본다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가 추적한 자산가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이다.
올해 많은 빅테크 기업 억만장자들이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 가운데서도 메타의 손실은 두드러진다.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올해 재산 감소액은 25억5000만 달러(연초 대비 -0.9%)였다.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재산은 각각 444억 달러(-23.1%), 262억 달러(-18.9%) 줄었다. 반면 저커버그 자산은 올해 초와 비교해 55.9%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주커버그의 재산 대부분이 메타 주식이기 때문에, 메타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그의 보유 지분 평가액도 동반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타 주가는 올초와 비교해 56% 폭락했다. 그의 자산 감소폭과 비슷하다. 주커버그는 메타 주식 3억 5000만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메타의 추락은 주요 성장 동력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업 부진에 기인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력 사업에서 중국 틱톡과 같은 신생 서비스에 사용자 기반을 빼앗기며 시장 지배력을 잃은데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기업들이 마케팅 예산을 줄이면서 주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 매출이 부진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로라 마틴 니드햄앤코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틱톡에서 사용자를 되찾아 실적을 회복해야 한다”면서도 “이 또한 정부 규제 등 대외 악재로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블룸버그는 “저커버그가 메타버스 사업에 중점을 두면서 큰 대가를 치렀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커버그가 과거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향후 3~5년 동안 상당한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재조명했다.
앞서 저커버그는 지난해 10월 메타버스를 향후 역점 사업으로 제시하며 페이스북 사명을 메타플롯폼으로 바꿨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