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메타버스, 나를 발견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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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메타버스 시대를 설명할 때 '디지털 트윈' '거울 세계' 등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의미를 지금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 숨어 있는 중요한 가치를 이해해 보고 싶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을 만나 보면 생각보다 많은 청년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모른다. 이 청년은 4년 내내 스펙 쌓기로 대학 생활을 가득 채우곤 한다. '스펙 쌓기'란 세상이 정해 준 성공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노력이다. '스펙 쌓기'와 '자아실현' 사이에는 성공 기준을 세상에서 찾느냐 자기 안에서 찾느냐의 본질적인 방향성 차이가 있다.

본질적인 차이는 '진정한 자신을 알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메타버스가 진정한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면 메타버스는 우리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안내자(enabler)가 될 것이다. 미국 미래가속화연구재단(ASF)에서는 메타버스 유형을 라이프로깅, 가상세계, 거울세계, 증강현실 등 네 가지로 제시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나 자신을 이해하는 눈, 미래를 창조하는 눈, 그 눈(Sight)은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인생 여정을 시간의 축을 통해 바라본다면 내 삶이 지나온 길(Hindsight), 축적된 시간 속에서 자신에 대한 깊은 통찰(Insight)이나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Foresight)을 메타버스 세계관에 담을 수 있다.

첫째 Hindsight(기록)에 대한 메타버스 세상을 생각해 보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해서 그 흔적이 가상세계로 옮겨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성장하며 읽어 온 수많은 책, 사진, 동영상, 음성메시지, 좋아하는 음악, 좋아하는 영화, 일기, 즐겨 입은 옷, 함께한 반려동물, 정성 들인 꽃과 식물, 여행의 추억, 기념일 등이 내 인생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이러한 기록을 사이버 세상 속 나만의 공간에 차곡차곡 쌓아 놓을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라이프로깅, 가상세계, 거울세계, 디지털트윈 등이 구현되는 것이다.

둘째 Insight(통찰)는 축적된 기록으로부터 나만의 특징을 발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 성격과 성향, 리더십, 창의력, 관계성, 건강습관, 소비습관 등 자신을 특징짓는 다양한 요소가 분석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데이터마이닝, 마인드마이닝, 미러링 등이 구현되는 것이다.

셋째 Foresight(미래)는 나만의 미래를 창조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통찰을 통해 발견된 '진정한 나'에게 맞춰 맞춤 추천이 연계될 수 있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 잠재력과 성향에 맞춰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계발하는 환경이 제공되는 것이다. 예상되는 미래세계가 현실 세계와 융합해서 보여질 수도 있다.

기술적으로는 맞춤 추천, 증강현실, 가상세계, 간접 체험, 메타버스 커머스 등이 구현되는 것이다. 메타버스가 시간 축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연결된다면 진정한 자신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플랫폼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다. 그때 인간에게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여는 새로운 기회의 관문이 될 수 있다.

장석호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겸임교수·아이로그아이 대표이사 sokoj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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