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휴먼은 가상(virtual)과 사람(human)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가상 캐릭터가 인간을 대신해 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버추얼 휴먼 마케팅 시장이 2019년 9조원에서 올해 17조원으로 약 2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버추얼 휴먼은 새롭게 제시된 개념은 아니며, 국내에서는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 등 버추얼 휴먼이 등장한 바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버추얼 휴먼은 1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이름과 고유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구현된다. 다만, 현실 인간보다 소비자 취향과 콘텐츠에 맞춰진 모습이나 특성을 보여준다.
인간의 많은 직업군을 버추얼 휴먼이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루언서나 아나운서, 건강상담가, 운동코치, 박물관 큐레이터, 금융상담사, 교사 등이 거론된다.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 '로지' 등 버추얼 휴먼이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지'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얼굴을 모아 탄생한 22세 버추얼 휴먼이다. 지난해 7월 신한라이프 TV 광고 모델로 데뷔했다. 무신사는 유아인을 본뜬 버추얼 휴먼 '무아인'을 선보였다. 무아인은 시각특수효과(VFX) 전문업체 NAU가 함께 제작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쌍둥이 형제 '호'와 '곤', 누나 '해일'과 브랜디드 필름을 제작했다. 네이버 '이솔(SORI)'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더 뉴 EQB' 홍보 모델로 발탁됐다.
딥브레인AI는 버추얼 휴먼 뉴스 앵커를 개발하고 현직 대통령을 버추얼 휴먼으로 구현해 내며 이목을 끌었다.
버추얼 휴먼은 시간과 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메타버스와 결합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관광, 전시, 부동산과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기존에 개발했던 버추얼 휴먼을 결합한다. 마인즈랩은 대전 스페이스S 창업공간에 버추얼 휴먼 키오스크를 제작해 리셉셔니스트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콘퍼런스 가상공간 안에도 동일한 키오스크를 설치했으며 버추얼 휴먼 발표자도 구현했다.
일각에서는 버추얼 휴먼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 추모 서비스도 등장했다. 딥브레인AI 리메모리 서비스다. 리메모리는 살아생전 건강한 본인, 부모님, 가족 등 모습을 버추얼 휴먼으로 구현해 사후에도 고인과 대화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웰다잉 콘셉트 추모 서비스다. 인터뷰와 촬영, 딥러닝 학습과정 등을 거쳐 외모, 표정, 말투까지 본인과 꼭 닮은 버추얼 휴먼을 제작 가능하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