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운반선 극저온 화물창 우리 손으로 만든다

산업부 지정 국립목포대학교 실증센터·LNG미래포럼이 주도

액화천연가스(LNG)가 화석연료를 대체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징검다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으면서 LNG 운반선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LNG 운반선은 쉽게 말해 액체로 바꾼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선박이다. 천연가스를 기체로 변하지 않게 하려면 초저온(영하 163도 이하)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는 단열 기능이 있는 특수한 LNG 저장 전용 탱크, 즉 화물창이 필요하다.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가 영하 163도 이하로 내려가면 액체로 바뀌면서 부피가 600분의 1로 압축된다. 600배로 압축된 극저온 화물창의 성능이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열성능 저하, 선박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NG 운반선 화물창 세계 시장과 국산화·상용화를 추진 중인 국내 기관 및 기업 연구 동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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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를 대체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LNG 운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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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운반선은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는 단열기능이 있는 화물창의 국산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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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운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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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인 LNG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20년 6월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카타르 국영 석유사와 약 23조원 규모 LNG 운반선 슬롯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까지 국내 조선사의 카타르발 LNG 운반선 수주현황은 40여척에 달하고 있다.

LNG 극저온 화물창은 크게 멤브레인(MARK Ⅲ, No 96)형과 모스(MOSS)형으로 나뉜다. 대부분 선주는 공간효율이 높고, 건조 비용 경감이 가능한 멤브레인형을 선택하고 있다. 멤브레인형은 프랑스 GTT(Gaztransport & Technigaz)가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을 한 척 건조할 때마다 선가의 5%인 100억여원에 달하는 고액 기술료를 GTT에 내야 한다. 올해 상반기만 1500억원 이상의 기술료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는 유관 기업과 공동으로 한국형 극저온 화물창인 KC-1을 개발, 2018년에 17만4000㎥급 LNG 운반선 2척을 건조했다. 하지만 보다 안정된 화물창 단열시스템이 되기까지는 소재와 시스템 기술은 물론 시험평가를 위한 실증기술 개발 등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친환경 선박용 극저온 단열시스템 실증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해 한국형 화물창 개발과 시험평가에 가장 우수한 연구실적을 보유한 국립목포대(총장 박민서)를 주관기관으로 선정했다. 목포대 컨소시엄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조선소와 한국카본·TMC 등 세계 최고의 LNG 단열소재 전문업체, LNG 단열시스템의 우수한 연구 결과를 보유한 서울대·인하대·한국기계연구원·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대학과 연구기관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 9개월간 240억원을 투입해 LNG 극저온 화물창 국산화를 위한 △시험평가 및 국제 인증에 필요한 센터와 장비구축 △시험 장비 및 평가기술 개발 및 표준화 △차세대한국형 화물창 실증 및 국내외 LNG 관련 기관의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목표로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 총괄책임자인 송하철 목포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해양산업의 LNG 연관 프로젝트의 효율적인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40여개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을 포함한 'LNG 미래포럼'을 발족했다. 2021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LNG 미래포럼 출범식은 서삼석·신정훈·송갑석·김원이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관하고 산업부와 전라남도, 영암군,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목포대가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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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출범한 LNG 미래포럼은 한국형 LNG 화물창의 세계시장 진입과 주요 소재 부품 국산화 등을 위한 기술 공유 및 협업 프로젝트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LNG 미래포럼은 한국형 LNG 화물창의 세계 시장 진입과 주요 소재 부품 국산화 등 차세대 LNG 선박의 기술력 제고와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한 수소 대량 운송 미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공유 및 협업 프로젝트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 차례 포럼을 개최하고 수시로 기술협업과 교류를 꾀하고 있다. LNG 화물창의 여섯 가지 주요 기술 분야에 대한 워킹그룹을 결성하고 주요 기술 현안과 화물창 국산화를 위한 정책 개발과 공동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LNG 운반선 극저온 화물창 국산화 사업을 총괄하는 국립목포대 LNG극저온단열시스템연구센터(센터장 송하철)는 전남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목포대 신해양산업단지캠퍼스에 2200㎡ 규모로 내년 초 완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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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철 국립목포대 LNG극저온단열시스템연구센터장.

연구센터장을 맡은 송하철 교수는 지난 15여년간 국내외 각급 조선소, 선급, 연구소 등 조선해양산업 관계기관과 협력해 조선·해양용 소재 및 구조역학적 현안 해결, LNG 화물창 소재 및 구조체 시험평가와 같은 LNG 화물창 국산화에 관련한 100여건의 산학 공동연구과제을 수행했다. 총 4000케이스에 달하는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등 우수하고 광범위한 연구 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센터는 LNG 극저온 화물창에 사용되는 소재·부품·구조체 역학적 특성 평가, 목업(Mock-Up)과 화물창 시스템 강도 및 단열성능평가, 기화율(BOR:Boil Off Rate) 성능평가를 위한 장비구축, 한국형 화물창의 생산공정을 검증하기 위한 설비 구축과 더불어 시험평가법 표준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송하철 센터장은 “LNG 극저온단열시스템연구센터는 소재부터 실물 구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실증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연구기관으로 초일류기업, 국제선급과 협업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단열시스템 연구센터로 도약하겠다”며 “LNG 미래포럼을 통해 시급한 현안인 LNG 화물창 국산화는 물론 탄소중립에 대비한 암모니아, 수소에 이르는 K-조선해양의 차세대 미래 기술을 기획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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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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