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역적자 94.7억달러 사상 최대

에너지 수입 급증·中 수요 둔화
반도체 수출 26개월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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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1966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적자는 5개월 연속 이어졌고,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도 26개월 만에 감소했다. 정부는 에너지 수입액 급증 여파로 올해 안에 무역적자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주력산업을 고도화하는 등 정책으로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566억7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6.6%, 수입은 661억5000만달러로 28.2% 각각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무역적자는 94억7000만달러로 1966년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역대 8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수출은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여름철을 맞아 에너지 수입이 대폭 확대되면서 무역적자가 심화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85억2000만달러로 무역적자 전체 규모를 상회했다. 지난해 8월 수입액(96억6000만달러)을 약 89억달러(91.8%) 웃돌았다. 또 산업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 수입이 26.1% 증가했고, 수산화리튬 및 배터리 소재·원료가 포함된 정밀화학원료 수입도 82.8%나 늘었다.

우리나라가 5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247억30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산업부는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 연속으로 수입 증가율이 28.2%를 기록, 수출 증가율 6.6%를 상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이후 수입은 6개월 연속 600억달러를 넘는 등 적자 규모를 심화하고 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도 26개월 만에 처음 감소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07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8% 줄었다. 또 지난달 석유화학·무선통신·디스플레이·가전·선박·컴퓨터 수출도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했다.

교역국별로는 중국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특히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이로 말미암은 가격 하락이 반도체 총수출 감소까지 맞물려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대중 수출 가운데 가장 큰 품목은 반도체”라면서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수요 둔화에 따라 반도체 가격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수출과 무역적자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실장은 “지난달 높은 에너지 가격과 하절기 수요 확대에 따라 3대 에너지원 수입이 급증했고, 우리나라 산업에 꼭 필요한 원·부자재 등의 수입이 골고루 증가했다”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연간 누계 무역적자는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수출 확대 지원책을 바탕으로 범부처가 결집해서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최근 무역적자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31일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등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확대로 무역수지를 개선하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8월 무역적자 94.7억달러 사상 최대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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