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가치' 고수 위해 한우물
해외프로그램 한국실정 안맞아
올해 상반기 매출 50억원 달성

투자 유치가 곧 성장으로 인식되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투자를 받지 않고도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주인공은 하이퍼그로스(Hypergrowth). 소프트웨어(SW)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이 회사는 '교육 가치'를 고수하기 위해 투자 유치 없이 사업을 벌여왔다.

강동주 하이퍼그로스 대표는 “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투자를 받으면 성과를 내기 위해 성장 중심의 사업을 벌이는데, 그 과정에서 유저 유입에 매몰돼 콘텐츠 질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완강률(수업을 끝까지 듣는 비율)'은 물론 교육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이퍼그로스 관계자는 “정보통신(IT), SW 교육은 생각보다 더 섬세하고, 국내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는 미국 등의 해외 프로그램은 한국 실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고객사 요구보다 교육관을 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어 교육 본질이 흔들리지 않도록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하이퍼그로스는 서울대와 KAIST 출신 핵심 관계자가 100% 자체 개발한 'LCP 교육모델'로 커리큘럼을 진행해 자리를 잡고 있다. 'LCP 교육모델'은 강의(Lecture)·콘텐츠(Contents)·플랫폼(Platform) 간 유기적 결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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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그로스는 설립한 2018년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해 인바운드 사업 확장만으로 매년 3배 가까이 성장하며 올해 상반기 매출 50억원을 달성했다. 구성원도 지난해 대비 300%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SW 인재 양성 프로그램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비전공자반 파이선 트랙을 총괄 기획·운영하는 등 업계로부터 인정받았다.

또 쿠팡, 현대카드 등 IT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에 내부 SW 교육 및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퍼그로스를 거친 교육생 수는 2만여명에 달한다. SSAFY 교육생의 취업률은 84%다. 이들의 상당수는 소위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와 금융권, 대기업 등에 취업했다. 최근 개발자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SSAFY 특별전형이 신설되는 등 SSAFY 출신 개발자 가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하이퍼그로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체 부트캠프 등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교육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부트캠프는 현재 절반가량 진행된 가운데 이탈률이 1% 이내로 만족도와 교육효과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 대표는 “그동안 수강생들 취업과 창업 결과로 실력을 입증했고 국내 대기업들의 SW 역량 강화에도 앞장서 왔다”며 “더 많은 수강생들에게 성장을 전달하며 SW 생태계 저변 확대와 더 큰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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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주 하이퍼그로스 대표(왼쪽)와 최지웅 사업 총괄.(하이퍼그로스 제공)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