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형 최초 '전기모터 3개' 탑재
폭발적 토크 짜릿한 가속력 보유
1회 충전시 총 주행거리 300㎞대
화려한 조명·실내 편의기능 눈길
내연기관 스포츠카보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운전의 재미를 강조한 고성능 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아직 초기 단계인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이미지 제고를 꾀한다.
이번에 시승한 'e-트론 S'는 아우디가 오랜 기간 축적한 자동차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한 차량이다. 현존하는 양산형 전기차 중 처음으로 총 3개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부스트 모드 사용 시 무려 99.2㎏·m에 이르는 폭발적 토크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짜릿한 가속력을 즐길 수 있다.
지난 4월 말부터 국내 판매를 개시한 e-트론 S는 아우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트론의 고성능 모델이다. S는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 첫 알파벳을 딴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 라인으로 일상을 위한 스포츠카를 추구한다. 아우디코리아는 e-트론을 시작으로 RS e-트론 GT, e-트론 GT, e-트론 S, e-트론 S 스포트백까지 국내에 다양한 전기차를 소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e-트론 S는 후륜 2개, 전륜 1개 등 총 3개의 강력한 전기 모터를 탑재했다. 합산 최고출력은 435마력, 최대토크는 82.4㎏·m다. V8 4.0ℓ 디젤 엔진을 얹은 아우디 고성능 SUV SQ8과 비슷한 스펙이다. 순간적으로 힘을 높이는 부스트 모드를 쓰면 503마력, 99.2㎏·m를 사용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 시간은 5.1초로 부스트 모드 사용 시 4.5초까지 단축된다.
넘치는 힘은 전동식 토크 벡터링 기능을 탑재한 전자식 콰트로를 통해 네 바퀴로 전달한다. 차량이 스스로 필요에 따라 토크를 앞뒤 차축에 나눈다. 최대토크를 전달하는 데 있어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한 설정이다. 어댑티브 스포츠 에어 서스펜션은 속도와 주행 스타일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최대 76㎜까지 조절해 안정감 있는 주행감을 제공한다.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는 95㎾h급을 탑재했다. 배터리 위치를 낮게 설계해 액슬 부하를 균형 있게 분배하고 무게 중심을 낮춰 핸들링 성능을 강화했다. 덕분에 고속으로 코너를 진입해도 쏠림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다.
달리는 데 초점을 둔 고성능 모델인 만큼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가 긴 편은 아니다. 국내에서 인증받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복합 기준 268㎞다. 시승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실제 효율은 인증 수치보다 훨씬 높았다. 90% 충전 시 계기판상 340㎞가 주행 가능하다고 표기됐다. 이 상태에서 에어컨을 가동한 채 150㎞를 주행한 후 배터리 잔량이 절반 이상 남았다. 전비 효율은 4.3㎞/㎾h를 기록했다. 무리한 가속 없이 주행한다면 300㎞ 이상은 충분히 달릴 수 있다.
디자인은 중요한 구매 요소다. e-트론 S는 높은 효율성을 자랑하는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e-트론 S 항력계수는 0.28에 불과하다. 고성능 모델답게 넓은 휠 아치는 강인한 인상을 전달한다. 그릴과 차량 후면에 S 배지, 앞뒤 범퍼 액센트, 그릴, 루프레일과 윈도 몰딩 등에 S 전용 익스테리어 블랙 패키지를 적용해 S 모델 특유의 개성을 강조했다. 21인치에 달하는 휠은 오렌지 캘리퍼와 조화를 이뤘다.
아우디 장기인 조명도 화려하다.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적용한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LED 테일라이트는 멋은 물론 밝기를 자유롭게 조절해 높은 가시성과 안전성을 제공한다. 미세한 픽셀로 나뉜 고해상도 헤드라이트는 비디오 프로젝터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마이크로 장치(DMD) 기술을 바탕으로 도로를 밝게 비춘다. 차량에 타고 내릴 때는 디지털 라이트가 운전자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5가지 모드의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벽이나 바닥에 투영한다.
측면에선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로 사이드미러를 대신하는 버츄얼 사이드미러가 눈에 들어온다. 크기가 작아 항력계수를 낮추는데 크게 일조하지만, 차선 변경 시 차간 거리 감각이 떨어져 적응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대신 어두운 지하 주차장에서는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 360도 카메라가 도움이 됐다.
실내는 다양한 편의 장비가 즐겁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사각지대에서 차량이 접근해 오는 경우 사이드미러에 경고등을 점멸하는 사이드 어시스트, 모든 주행 속도에서 운전자에게 종횡 방향을 안내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차량 앞 교차로 트래픽을 인식해 접근 차량과의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는 교차로 보조 시스템 등을 갖췄다.
12.3인치 버츄얼 콕핏 플러스와 MMI 내비게이션 플러스는 운전자가 모든 차량 정보를 통합적이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오디오 음질도 훌륭하다.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3D 사운드 시스템은 무려 16개의 스피커가 선명한 음질을 전달한다. 여기에 무선 충전, 아우디 커넥트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해 주행의 즐거움을 한층 높여준다.
아우디 e-트론 S 가격은 1억3722만원으로 SQ8(1억3943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8500만원 초과 차량으로 구매 보조금은 받을 수 없지만 억대 고성능 SUV를 고려한 소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 선택지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