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났다. 둘은 웃음 속에서 일부 정책과 관련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또 대선 공통 공약 추진에 대해서도 약간의 입장차를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이 대표를 만나 “이 대표가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 축하한다”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말씀 중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도 민생이라고 한 것이 인상 깊었다. 잘 알다시피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이라며 “거대의석인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과 예산을 처리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생을 위한 정치에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라며 “여야는 지향하는 목적이 같지만 이에 이르는 방법이 다른 것이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 정부·여당이 국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대선 과정에서 나온 공통 공약을 추진하자고 의견을 모았지만 온도차를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양 후보의 공통 공약이 많다. 이와 관련해 하루빨리 입법하기 위한 양당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 이 대표는 “공통공약 추진 기구를 만들어서 국민께 드리는 약속을 신속하고 내실 있게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정 정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1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관심을 갖고 들여봐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현 종부세 문제는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져달라고 얘기했다. 그렇다고 원내대표가 과도한 욕심을 내지는 말아 달라”고 했다. 또 “반지하 주택 관련해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한데 예산안을 보니 서민용 영구임대주택 예산이 삭감됐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위한 지역화폐 지원예산도 삭감했더라”며 “초대기업이나 슈퍼리치나 감세 등 대신 서민 예산 지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권 대표는 “윤석열 정부·국민의힘, 민주당의 재정 운영 철학이 다르다. 정부 불러서 토론하자”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보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잘하는 건 잘하는 대로 협력하겠다. 의장님이 많이 도와달라”며 “중립적으로 의회를 잘 운영하시겠지만 친정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