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콘솔 시장 겨냥한 'K-게임', 완성도·재미로 세계 무대 본격 진출

네오위즈 'P의 거짓' 게임스컴서 3관왕…'엘든 링'급 흥행 평가
국내 개발사, 장르 다양성 갖춰 내수 중심 실적 체질개선 기대감
기존 강자比 IP 경쟁력 약점…콘텐츠 독창성·완성도 확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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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가 콘솔게임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우수한 게임성과 함께 고품질 그래픽, 사운드, 스토리 등을 갖춘 완성도 높은 AAA급 게임을 올해 하반기부터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콘솔게임 선호도가 높은 북미·유럽 게이머 까다로운 눈높이를 공략, 'K-게임' 세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네오위즈 'P의 거짓' 유럽 최대 게임쇼 제패

네오위즈는 소울라이크 싱글 플레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P의 거짓'으로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2'에서 3관왕을 석권하며 글로벌 게이머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게임사가 미국 E3, 일본 도쿄게임쇼와 더불어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게임스컴에서 각 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것은 네오위즈가 최초다. 콘솔게임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해외 개발사를 모두 제치고 게임스컴 어워드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올해 게임쇼 최대 승자(The big winner)로도 깜짝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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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P의 거짓

P의 거짓은 네오위즈 산하 개발사 라운드8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소울라이크' 게임이다. 소울라이크는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면서 어려운 난이도로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장르다. P의 거짓은 게임성을 해치는 수익모델(BM)을 배제하고 순수 패키지 게임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국내외 게이머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콘솔 시장을 염두에 두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피노키오 세계관을 벨에포크(근대 프랑스) 시대와 접목해 독창적인 성인 잔혹극으로 녹여냈다.

네오위즈는 내년 콘솔과 PC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P의 거짓을 개발 중이다. 게임스컴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부문의 지난해 수상작 '엘든 링'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상업적 성과와 함께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하며 게임성을 인정받은 점을 감안하면 P의 거짓 역시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RPG부터 호러, 미니어처까지…각양각색 도전장

서바이벌 슈팅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게임 시장을 평정한 크래프톤은 공상과학(SF) 호러 게임으로 콘솔 시장에 진입한다. 12월 2일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PC 플랫폼에서 출시 예정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다.

크래프톤 산하 독립 스튜디오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SDS)에서 개발 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가 제작을 총괄했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지형지물과 상호작용,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플레이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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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월즈 문브레이커

크래프톤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테이블탑 미니어처 시뮬레이션 게임 '문브레이커'도 내달 30일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얼리액세스로 선보인다. 지난해 콘솔·PC게임에 강점을 지닌 북미 개발사 언노운월즈 등 인수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지식재산(IP)이다.

임우열 크래프톤 퍼블리싱 그룹장은 “문브레이커는 전통적인 테이블탑 보드게임의 깊은 재미를 PC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게임”이라며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슈팅과 RPG를 결합한 루트슈터 장르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를 여러 콘솔 플랫폼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언리얼 엔진5로 구현된 고품질 비주얼과 와이어를 이용한 이동, 수십여개 총기 아이템 등이 특징이다. 플랫폼 간 크로스 플레이 지원으로 협동 미션과 레이드 등 RPG적 재미를 배가했다. 10월부터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 넥슨은 레이싱 게임 메가 히트 IP '카트라이더'도 콘솔과 PC, 모바일을 아우르는 풀 크로스플레이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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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검은사막으로 한발 앞서 해외 콘솔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펄어비스는 차기작 '붉은사막'과 '도깨비'를 준비 중이다. 세부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파트너사와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PC·콘솔 신작 'TL(THRONE AND LIBERTY)'을 내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당초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리니지 IP 의존도가 높은 엔씨소프트는 첫 콘솔 작품인 TL을 기점으로 게임사업 체질 개선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그랑사가로 국내 게임업계 최단기간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엔픽셀도 콘솔, PC, 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차기작 '크로노 오디세이'를 개발 중이다. 라인게임즈가 개발 전문 별도 법인 레그스튜디오를 통해 콘솔게임으로 준비하고 있는 '창세기전:회색의 잔영' 역시 많은 원작 IP팬이 기다리는 기대작이다.

◇독창성·완성도 확보가 관건

국산 콘솔게임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창적인 콘텐츠와 완성도 확보가 필수다. 콘솔게임 분야에서 누적된 경험과 IP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가 요구된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의 경우 소울라이크라는 장르적 특성상 원조인 프롬소프트웨어 다크소울, 엘든 링 등 아류작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앞서 진행된 데모시연에서도 엘든 링과 게임 콘셉트·전투방식·디자인·성장 요소 등 유사점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P의 거짓 제작을 총괄한 최지원 네오위즈 PD는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은 제게 영감을 주는 위대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보다 다르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