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수급 비상 여전해...오리온, '오!감자' 원료 원산지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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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식품업계가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심화된 물류난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곡물 가격도 통상 3~6개월 이후 반영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식품업체들의 원가 부담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22일부터 생산하는 '오!감자' 제품 3종 원재료인 감자플레이크 원산지를 변경했다. 기존 감자플레이크 수입국인 네덜란드, 폴란드, 미국에서 네덜란드를 제외하고 폴란드, 미국에서만 수입키로 했다.

오리온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일부 국가들의 식량자원 수출제한으로 국내 식품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부득이하게 일부 제품의 원료 원산지가 아래와 같이 변경됐다”면서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원칙과 기준을 지키는 원부재료 관리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뚜기도 이달 15일 이후 제조하는 마요네스 제품 원재료 공급처를 바꿨다. 기존 이탈리아산난백액(계란 흰자)과 미국산 난황액(계란 노른자)을 주원료로 했지만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산으로 대체했다. 통상 국내산 난백액과 난황액이 수입산에 비해 원가가 약 1.8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진다. 오뚜기는 “미국 내 조류독감 확산으로 인해 미국산 난황액(노른자)의 수급이 어렵고 코로나19 이후 국제 물류난에 따라 이탈리아산 난백액(흰자)의 수급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뚜기는 연말까지 식당용 케찹 9개 품목의 기타과당과 설탕 사용 비율을 변경 조정해 생산하고 있다.

원재료를 대체하는 원료로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크라운해태는 7월 이후 생산하는 '크라운 C콘칩' 등 13개 제품에 해바라기유 대신 채종유(카놀라유)를 쓰고 있다. 해바라기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생산 70% 이상을 맡고 있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해바라기유 가격은 올 들어 67% 이상 치솟기도 했다.

원재료 수급이 어려워진 것은 물류난과 국제 곡물가 상승 여파가 남아서다. 곡물가가 하락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계약 구매로 인해 아직 가격 인하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탓에 업체들은 가격 추가 인상으로 손실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농심은 가격 인상 1년 만에 라면과 스낵류 총 49종의 제품 출고 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올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 하락에 따른 원가 반영은 이르면 연말부터 가능할 것을 예상된다”면서 “대내외적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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