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타인의 카카오톡 대화 빈도를 알아낼 수 있다는 서비스를 발견했다. 리뷰를 보니 해당 서비스의 이용자 만족도도 높아 3만9000원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뒤에도 약속한 리포트는 오지 않았다. 대표번호로 전화했지만 '토요일 오전 9시부터 9시 1분까지만 통화가 가능하다'는 음성 메시지만 무한 반복할 뿐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최근 '페이스랩'(FACE LAB)이라는 기업의 AI 서비스 관련 사기 피해 위험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랩은 자사 홈페이지에 '인공지능 SNS 분석 솔루션'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제 AI와 과학이 SNS와 사람의 관계를 밝혀줍니다'라는 소개 글을 걸어 놓고 있다.
페이스랩은 AI 분석 기술로,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페이스북·밴드 등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광고한다. 구체적으로는 △특정인물(조사 대상)이 카카오톡 내 가장 많이 대화하는 1:1 대화방 사람 △특정인물의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사용 여부 △내 카카오톡 프로필을 가장 많이 보는 3명 △특정인물의 내 프로필 클릭 횟수 △인스타그램 내 상대방의 내 프로필 염탐 횟수 △상대방 인스타그램 내에 보관된 게시물 수 △상대방이 내 인스타그램 피드에 머무른 시간 △상대방이 인스타그램으로 본 사진 조회 △상대방이 인스타그램으로 가장 많이 확인하는 인스타그램 아이디 등을 분석할 수 있다고 게재돼 있다.

분석 리포트를 받기 위해서는 베이직 서비스의 경우 최소 9000원, 프리미엄 서비스는 최대 8만9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 측 확인 결과 이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이용자의 활동 정보를 외부로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카카오톡 프로필만으로 다른 이용자의 정보 분석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용자 개인정보 등을 암호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암호화된 통신 구간을 이용해서 전송한다. 이와 함께 해킹 등에 의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훼손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외부로부터 접근이 통제된 구역에 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랩 서비스의 결제 피해 사례가 늘자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 내 페이스랩 관련 채널을 모두 영구제재 조처했다. 카카오 운영 정책에 따르면 '타인의 개인 정보를 탈취·유포·거래하려는 행위, 타인의 계정을 취득하기 위해 시도하는 행위' 등에 대해 제재 조치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당 서비스 주의 공지를 고시하는 방안 등도 모색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할 방법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면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개인정보를 처리함에 있어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