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로 가는 나침반 푸드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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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더맘마 대표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 장 지글러가 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출판된 지 15년이 지났다. 그는 식량 이슈가 전 세계의 문제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3개 국가와 지역에 거주하는 약 1억9300만명이 불안정한 식량 상황에 처했다. 이는 2020년보다 4000만명 늘어난 것이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은 글로벌 식량 위기를 더욱 가속했다. 유엔은 그들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인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가운데 두 번째인 '2030년까지 기아를 종식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은 농업 생태계를 대전환하자고 제안한다. 각국 정부에 △농업 접근방식에서 영양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다룰 것 △식품의 생산·저장·운송·유통·마케팅 과정에서의 비용 절감 △지역 소규모 생산자들이 영양가 높은 식품을 재배하고 판매하도록 지원 △어린이의 영양을 가장 우선시하는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활동 장려 △국가 시스템의 투자 전략에 영양 문제를 포함할 것 등을 촉구했다.

농업 생태계 대전환 선두에 푸드테크가 있다. 푸드테크는 더 이상 '먹거리 만들기'에 그치지 않는다. 환경 측면에선 인구 증가로 인한 환경 파괴를 막으면서 식량 생산을 이어 갈 기술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드론 등 스마트 농업과 유통 시스템 변혁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CES에서도 올해부터 푸드테크 카테고리가 신설됐다. 농작물 재배부터 밀키트, 대체육, 로봇셰프, 잔반 처리 기술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주최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오는 2027년이면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3420억달러(약 41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투자 동향에서 이를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부 펀드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는 운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2배 키웠다. 올해 2206억원이 푸드테크 관련 기업에 투자될 예정이다. 농업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 '팜모닝'을 운영하는 그린랩스는 투자금을 2400억원(누적) 모으기도 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들도 함께 손잡고 있다. 지난달 '정보통신(IT)·생명공학(BT)를 넘어 푸드테크(FT)를 대한민국 창발산업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푸드테크협의회가 출범했다. 당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우리 농식품산업의 미래를 대비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해 나아가기 위해 푸드테크 산업 발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국내외로 푸드테크가 주목받는 현상은 푸드테크가 미래로 향하는 핵심 가치 산업임을 말해 준다.

푸드테크가 식량 산업만을 의미했다면 테크(기술)라는 단어는 붙지 않았을 것이다. 스타트업의 선천적 사명은 기술 혁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미래 나침반이 푸드테크 위에 놓여 있다. 글로벌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푸드테크 기업들이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으로 성장할 시대가 성큼 가까워지고 있다.

김민수 더맘마 대표 miracle@momma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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