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가 친윤(윤석열)계와 비윤계로 당내 계파 갈등이 거세지고 있다. 그 중심에서 이준석 대표가 공세 방향을 윤석열 대통령으로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민영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대표 취임 이후 대변인단 어떤 논평에도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 철학은 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잘 알고 깨지지 않은 원칙”이라고 했다.
이날 지적은 지난달 5일 윤 대통령이 인사 실패 질문에 대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고 답한 것과 관련이 있다. 박 대변인이 해당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을 비판했고, 이에 윤 대통령 분노해 이 대표 징계까지 이어졌다는 추측이 돌자 SNS를 통해 비판한 것이다.
대통령실의 의전 및 업무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해당 발언은 나와서는 안되는 것이었다”고 질타하며 “더 심각한 것은 강인선 대변인이 발언을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윤 대통령에 화살을 돌렸다. 3일에는 당 비상사태 판단과 관련해 '용피셜(용산+오피셜)'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통령실을 비꼬기도 했다. 같은날 익명 초선의원 성명서에 대해서도 '그분'에게만 이름을 보여주고 대중에게는 익명이라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간 대립 구도는 국민의힘 내부 비대위 갈등에 따라 점점 커질 전망이다. 비대위 전환 여부를 두고 침묵했던 당내 비윤계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며 전면에 나선 것도 이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해진, 하태경 의원은 비대위 전환을 결정하는 상임전국위원회(5일, 9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비대위 반대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조 의원은 “비대위 출범을 계기로 해서 전당대회를 해서 당대표를 쫒아내는 것은 편법과 꼼수, 우리 정치사에 없었던 새로운 정치공작일 것이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퇴행적인 권력놀음과 주도권 싸움에 흔들리지 말고. 한분 한분이 원팀 정신을 다시 회복하고. 화합과 결속을 바탕으로 국정성공의 플러스 정치 뜻을 모아 달라”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