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미국에 4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미국 정부의 산업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이후 자국 내 미래 핵심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첨단기술 전쟁과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행보가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 기업도 SK그룹 외 삼성, LG, 현대차 등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중국과 대척점에 선 미국과의 기술동맹이 한층 강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산업 분야 투자가 집중되면서 그동안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의 미국 산업구조가 훨씬 풍성해지는 양상이다. 공장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간 한국과 묘한 대조를 보인다.
한국 기업이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우선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점이다.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도 줄일 수 있고, 현지 첨단 기술기업과의 협업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여기에 최강국 미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정부가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으로 제안한 인센티브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520억달러(약 68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 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 정치적 이유보다 이런 경제적 이익에 더 민감하다.
한국도 이른바 '반도체 특별법' 등을 제정해서 지원을 시작했지만 미국이나 중국 정부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것도 반도체, 배터리 등 일부 산업만 혜택을 볼 뿐이다. 정부가 말로만 '제조 강국'을 외칠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처럼 강력한 제도적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한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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