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력 산업에 시장경쟁 원리를 도입해 독점구조를 해소하고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국 전력산업 구조·현황 비교분석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한국이 경직된 전력산업 구조에서 탈피해 소매부문 경쟁 도입, 송배전망 중립성 확보 등 근본적인 개혁 토대를 마련해 시장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주요 선진국은 '발전-송전-배전-소매'를 일괄운영하는 독점회사 구조개편을 통해 시장자유화모델로 이행했다. 반면에 한국은 김대중 정부 시절 3단계에 걸친 전력산업 구조개편 추진계획을 수립했으나, 노조파업 등 반발로 발전부문에서만 부분적 경쟁이 도입된 상태다. 국내는 여전히 공기업 한전 중심 공공독점 모델에 가깝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전력 산업 시장자유화 모델을 가장 먼저 적극 도입한 국가는 영국이다. 1999년 소매부문 시장경쟁 도입을 완료해 소규모 사업자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그 결과 'OVO 에너지'와 같은 에너지혁신 벤처 기업이 등장해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 중이다.
일본도 2000년부터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나섰다. 20년 동안 개혁을 차근차근 추진해 현재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 상태다. 독일도 일찌감치 시장자유화 모델을 도입했다. 4대 독점회사의 송전망을 분리독립시켜, 지역기반 소규모 배전과 소매사업자가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프랑스는 한국 전력산업 구조와 유사한 상태다. 시장자유화로 소매부문을 민간에 개방하고 송전과 배전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켰다. 그러나 공기업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여전히 전력산업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경련은 “OECD 37개국 중 송배전망과 전력 소매시장 모두 독점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면서 “전력 소매부문에 경쟁을 도입해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인 '경쟁과 공정의 원리에 기반한 전력시장 구축 및 전기요금 원가주의 원칙 확립'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의 전력산업을 보다 시장친화적이고 혁신주도적인 체질로 개선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