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부품사 콘티넨탈이 혁신 디스플레이 솔루션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을 완성할뿐 아니라 이용자 편의와 주행 안전까지 고려한 솔루션들이다. 양산 기술까지 확보된 만큼 수년 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규태 콘티넨탈코리아 UX사업총괄본부장(상무)는 30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 기술로 인해 점차 차량을 구매할 때 최우선 고려사항이 바뀔 것”이라며 “차량 내에서 갖는 즐거움이 중요해지면서 청각, 시각, 촉각을 자극하는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사용자경험(UX) 솔루션 역할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는 최근 몇년새 크기가 급격히 커졌고 차량에 적용되는 대수도 늘어났다. 2005년에는 고급차에나 3.5인치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5인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최근에는 복수의 12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고 차량을 가로지르는 초대형 '필러 투 필러' 솔루션도 나왔다.
콘티넨탈은 여기서 더 나아가 하이테크를 적용한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개발했다. '샤이테크 디스플레이'는 필요한 상황에만 보여지는 특징을 가졌다. 디스플레이 테두리까지 보이지 않아 집중도를 높여준다. 백라이트 기술로 사용자에게 전달할 내용만 표면 필름을 투과한다. 표면 필름은 나무문양, 가죽, 카본 등의 형태로 질감도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했다.
해당 기술은 계기판, AVN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공조장치 제어부에도 적용 가능하다. 필요 시에만 공조 시스템 작동 버튼이 나타나도록 해 간결한 실내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다. 필요한 부분에만 순간적으로 백라이트를 켜고 끄며 적절히 광량을 조절해야 하기에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이 중요하다.
장원식 콘티넨탈코리아 UX연구개발부문 이사는 “샤이테크 디스플레이는 2년 내 양산 적용 가능하도록 기술 개발을 마친 상태”라며 “아직 양산을 확정한 브랜드는 없지만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혁신 디스플레이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조수석 디스플레이에서 방출되는 빛의 1% 미만만 운전자에게 도달하도록 한다. 주행 중 운전자 시선 분산을 막고 조수석 탑승자의 자유로운 콘텐츠 이용을 돕는다. 일반 모드와 프라이빗 모드로 전환이 가능해 유용하다. 2024년 출시 예정이다.
콘티넨탈코리아는 디스플레이와 결합한 실내 모니터링 시스템도 소개했다. 스마트폰 노치 디자인처럼 계기판 상단 중앙에 숨겨진 카메라로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눈·코·입 등을 추출해 분석하고 전방 주시 태만, 졸음 운전 등으로 판단될 경우 경고한다. 운전자가 위험 상황에는 제어권을 넘겨받아야 하는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차에서 폭넓게 사용될 전망이다.
콘티넨탈코리아는 국내에 영업조직뿐 아니라 별도 연구개발(R&D) 조직과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회사 임직원수는 1300명으로 UX사업부 규모는 700명에 달한다. 시장 흐름에 맞춰 SW 인력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운용체계(OS) '커넥티드카 OS(ccOS)'을 출시한 영향이 크다.
조 총괄본부장은 “매출을 밝힐 순 없으나 현대차·기아는 콘티넨탈에 중요한 고객 중 한 곳”이라며 “콘티넨탈코리아가 가진 역량과 콘티넨탈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협업으로 현대차·기아와의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