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진입장벽 낮춰 '사회적 편익' 높였다"

전문직 플랫폼 종사자 3인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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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문직 종사자는 있어도 한번만 이용하고 발을 떼는 경우는 드물다.”

법률·의료·세무 플랫폼 전문직에게 통용되는 말이다. 전문 플랫폼은 단순 매칭이 아닌, 각자 필요에 의해 모였기 때문에 상호 윈윈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전문직 3인은 공통적으로 플랫폼의 '사회적 편익'에 대해 강조했다. 플랫폼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문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췄고, 결과적으로 이용자와 전문직 간 거리감도 줄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전문직의 고객 확대로 안정적 수익과 직결되고 있다.

최근 플랫폼 업체가 전문직역과 갈등을 겪으며 다수 전문직이 플랫폼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꿋꿋히 플랫폼을 지키는 전문직 3인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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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현 변호사.

리걸테크 '로톡'에서 활동하는 황성현 변호사는 법률구조공단에서 3년간 온라인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로톡에 가입하게 됐다. 그는 “로톡에 들어가보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의뢰인이 많았다”며 “신상 정보를 다 공개하면서까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심정이라면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로톡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황 변호사는 골프장 캐디 타구 사고 사건 등 로톡이 없었다면 법률적 지원을 받기 어려웠을 의뢰인의 사건을 다수 무료 지원했다.

그는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소득 안정뿐만 아니라 개인 발전 가능성, 노동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이전까지는 대형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만 적극적인 광고를 통해 많은 사건을 수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로톡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변호사라면 누구든 사건을 수임할 수 있다”며 “불특정 다수의 다양한 사건 의뢰가 들어오니 사건 트렌드를 파악해 최신 판례를 공부할 기회가 생기고, 플랫폼에 올라온 질문으로 사건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니 의뢰인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그는 브로커 감소, 새내기 변호사의 활약 등을 로톡의 순기능으로 꼽았다. 그는 로톡이 생긴 이후 불법 브로커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황 변호사는 “로톡에는 전관 변호사 찾기 필터링이 있어 굳이 브로커를 통하지 않더라도 전관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길 수 있다”며 “의뢰인을 만나기조차 어려운 1년차 변호사도 적극적으로 로톡에 답변을 달면서 사건을 수임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변호사는 “로톡이라는 플랫폼은 의뢰인과 변호사를 단순 매칭하는 곳이 아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와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며 “지금까지는 의뢰인이 우리에게 다가왔다면 이제는 우리가 플랫폼을 통해 의뢰인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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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근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장.

송종근 연세곰돌이소아청소년과의원장은 2021년 5월부터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오미크론으로 비대면 진료 수요가 폭증하면서 올해 봄 하루에 수백건 이상 온라인 진료를 봤다. 송 원장은 비대면 진료 편의성을 경험해 본 다수 사용자가 앞으로도 해당 서비스를 지속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원장은 “실제로 오미크론으로 인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본 환자가 수백만명 정도는 될 것”이라며 “환자에게 대면과 비대면 진료의 선택지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진료 연속성을 통해 환자 정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플랫폼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오늘 진료한 후 내일 환자의 상태를 또 보고 싶을 때, 혹은 환자가 여행을 가 내원할 상황이 안되면 비대면 진료 앱을 이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특정 약이 환자에게 잘 맞는지 판단 가능하며, 환자가 낯선 곳에서 또 다른 의사에게 히스토리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진료 연속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동일한 약을 재처방 받아야 하는 만성 질환 환자나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에도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진찰을 받을 수 있다.

송 원장은 “매주 혈압약을 타러 오는 환자나, 가벼운 감기 증상이 있어 약 처방을 원하는 경우, 아기가 열이 나거나 두드러기가 날 경우, 거동이 불편해 내원하기 힘든 환자 등 앱을 이용해 빠르고 편리하게 진단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다”며 “시간이 없고 병원에 굳이 가지 않아도 될만한 가벼운 병이지만, 약을 받고 싶은 경우라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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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환 세무사.

한지환 세무사는 세무사 사무실을 개업했으나 사무실 소재지에 연고나 인맥이 없어 세무플랫폼 '찾아줘 세무사'에 가입했다.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고객 확장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찾아오는 서비스로 변신할 수 있었다.

한 세무사는 “세무사의 경우 세무서 주위에 세무사 사무실을 차리는 게 가장 좋다. 세무서에 들어가기 전에 한번 상담이나 받아볼까 생각하는 고객이 많아서다”라며 “하지만 플랫폼을 통해 전국 사업주를 만날 기회가 생겼으며 사무실 주위 지역을 관리할 때보다 거래처 수가 많아졌고 소득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플랫폼을 통해 세무사와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다. 한 세무사는 “플랫폼은 지역 기반이 아닌 서비스 수준으로 전문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줘 고객은 본인에게 맞는 세무사와 일할 수 있다”며 “세무사 또한 플랫폼을 통해 미팅을 잡고 협의 후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플랫폼은 세무 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장료나 조정료 등 때문에 세무 서비스 이용을 주저하는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절세 혜택을 받아본 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플랫폼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업주와 전문직을 연결해 주는 의도와 결과가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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