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보고서 "역대급 수출 호조에도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로 무역수지 적자"

Photo Image
2022년 하반기 수출입 전망. <자료 한국무역협회 제공>

올해 역대급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원자재가·환율·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3고 현상으로 수입비용이 증가해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올해 수출을 전년 대비 9.2% 증가한 7039억달러, 수입을 16.8% 증가한 7185억달러로 전망해 147억달러 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예상했다.

Photo Image
2022년 하반기 13대 주력품목 수출증가율 전망 <자료 한국무역협회 제공>

보고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조치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며 사상 첫 700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파운드리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10.2%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석유제품(50.5%) 및 석유화학(9.6%) 수출도 물량 증가와 단가 상승에 힘입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11.1%)도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과 물류난에도 대당 단가가 높은 전기차의 수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선박 수출(-21.9%)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주 급감 등 여파로 올해 인도예정 물량이 크게 줄었다. 러시아 수출 예정이던 LNG·FSU(저장설비) 선박의 인도차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난해 글로벌 수요 확대로 단가가 급등했던 철강 수출도 하반기 1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단가가 일부 하향 조정되고 국내 수급도 여유롭지 못해 일부 수출물량이 내수로 전환된 여파다.

보고서는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수입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러·우 사태 장기화로 원유 도입단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하반기에도 수입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OPEC+의 추가 증산 결정과 올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하반기 무역수지 적자폭을 33억달러로 예측해 114억을 기록한 상반기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봤다.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하반기 글로벌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올해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 가격경쟁력 제고와 수입공급망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