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핵심 인력과 기술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기술 유출에 따른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막아 보자는 취지다. 디스플레이협회를 중심으로 핵심 인력 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보호해야 할 핵심 기술도 선정, 관련 기업에 배포했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원인이 여럿 있지만 기술 유출도 주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다. 액정표시장치(LCD)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선 중국 BOE는 한국 하이디스를 인수한 뒤 기술만 빼 먹고 '먹튀'한 전력이 있다. 높은 연봉을 미끼로 한국 엔지니어를 줄줄이 영입하면서 중국 LCD 기업이 단번에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기술 탈취로 말미암은 피해도 속출했다. 최근 5년 동안 디스플레이 산업 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19건이었다. 국내 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적발된 사례가 '빙산의 일각'임을 감안하면 알지 못하는 유출 사례도 부지기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여전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선 중국보다 기술우위에 있다. 하지만 LCD처럼 인력과 기술이 빠져나간다면 이 시장의 수성도 쉽지 않다.
이 같은 점에서 협의회가 기술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계의 난제인 핵심 인력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인재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지침도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반면에 어설픈 가이드라인이라도 철저하게 지켜진다면 예방 효과는 크다. 결국 이를 얼마나 현장에 적용하고 운용의 묘를 잘 살리느냐 하는 문제다. LCD에서의 후회가 OLED에선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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