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로 도로 결빙(블랙아이스)을 방지하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다. CNT는 전기와 열 전도율이 구리나 다이아몬드와 비슷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이르는 차세대 신소재다. 리튬이온 배터리 내 전자 이동을 촉진해 전도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이 같은 특징을 활용해 도로 결빙 등에 적용한 첫 사례다.
LG화학은 최근 한국도로공사 사내벤처인 '이노로드'와 손잡고 CNT를 활용해 고속도로 안전 이슈 해결을 위한 신규 사업을 시작했다. 터널 내 고드름과 도로 결빙 방지를 위한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터널 내부에 생기는 고드름이나 블랙아이스 방지를 위해 금속 열선이 사용됐으나 면상 발열체 대비 발열 효율이 좋지 않고 유지·보수도 어려웠다. 기존의 금속 열선은 파손 문제와 낮은 열 효율성으로 인한 높은 운영 비용이 한계였다.
반면에 CNT를 적용한 면상발열체는 고온 구현이 가능하고 열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구조적 장점이 있다. 기존의 금속 기반 선상발열체 대비 30~40% 이상 개선된 발열 효율이 강점이다. 또 내구성이 강하고, 승온 속도와 시공 시간 단축 등이 가능하다. 도로 면에 덮으면 고르게 전달되는 전도성을 기반으로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장시간 발열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LG화학은 최근 자사의 CNT를 적용된 면상 발열 필름을 이노로드를 통해 터널 내 고드름 방지용으로 경북 문경시 불정터널에 시범 적용했다. 여기에 실제 도로에 블랙아이스 방지를 위한 필드 테스트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테스트 결과에 따라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한 결빙 취약 구간 등 도로 안전 확보를 위해 발열체·필름 도입이 시급한 구간에 우선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차세대 전지소재로 주목받는 CNT가 도로 안전 이슈를 해결하는 핵심 소재로도 적극 활용될 것”이라며 “CNT는 시장 확대 잠재력이 큰 사업으로 생산능력 확대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국내 최대 규모의 CNT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총 1700톤에 달하며 현재 건설 중인 3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2023년에는 총 생산능력이 2900여톤에 달하게 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