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이전이 6·1 지방선거 막판 핫이슈로 떠올랐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띄운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현실 가능성 여부를 두고 연일 난타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안 자체가 수도권은 물론 전국 교통시스템과 인구이동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여야 후보 간 공방 수위도 거칠어지고 있다.
30일 국민의힘이 정당 차원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이날 김포공항에서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 협약식'을 열고, 민주당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규탄했다.
김포공항 이전 논란은 지난 27일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정책협약에서 불거졌다. 이 후보와 송 후보는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공항 용지 및 일대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발언 초기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이 후보가 반박하는 형태의 설전을 주고 받았지만, 공방이 이어지면서 점차 논란이 확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이 단순히 수도권을 넘어 전국 전체를 영향권에 두는 이슈인 만큼 국민의힘은 정당 차원 대응에 나섰고, 비판 대열에 너도나도 합류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중요 공약을 당에 대한 지역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유권자를 협박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지적했다.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는 “전직 경기도지사이자 대선후보가, 국가 전체의 이익은 내팽개치는 급조된 공약을 가지고 왔다”며 “저 김은혜는 경기도민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김포공항을 반드시 사수할 것이다”라고 했다.
김포공항 이전이 전국 이슈로 번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이견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 등 일부 지역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협의 없이 주요 정책으로 언급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당장 가장 민감한 지역인 제주도의 경우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도 “중앙당 아닌 지역후보 공약”이라며 논쟁에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논란에도 불구,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이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제 공약에 대해 제주 관광이 악영향을 받는다는 해괴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악당의 선동인가. 아니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 철부지의 생떼인가”라고 비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