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산업계, 中 보다 美 중시…尹 정권에 발 맞춰"

중국에서 미국으로 한국 산업계 무게중심이 기울기 시작했다는 일본 언론 분석이 나왔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지난 22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국 내 신공장 건설 계획을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닛케이는 최근 현대차, 삼성전자 등 주요 한국 재벌이 대규모 대미 투자에 속속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한국 기업이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권과 발을 맞춰 중국에서 미국으로 경영상 진로를 틀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에 170억달러(약 21조5832억원)를 투입해 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을 구축한다. 오는 2024년 가동 예정이다. 펩리스 위탁을 받아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게 된다. 닛케이는 반도체 공급망 허브를 자국에 유치하고 싶어하는 미국과 고객사 인근에 생산거점 마련하고 싶어하는 삼성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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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SK는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 자동체 제조사 합작을 포함해 오는 2025년 북미 지역에서 12개 배터리 공장이 본격 가동에 돌입하게 된다. 포스코, 롯데케미칼 등 소재 기업들도 배터리 제조 협력사로서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속속 나서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지속하는 한국 대기업이 미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정부가 2010년대 이후 주요 산업에서 자국 기업 육성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이외 디스플레이, 철강 등에서는 한국 기업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닛케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을 모두 중시하는 '균형 외교'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쉽게 미국 사업에 무게를 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동맹을 앞세운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따라 한국 기업의 '미국 중심 경영' 현상이 한층 선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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