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체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종전선언 추진'은 시기상조라고 비판했다.
권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본적으로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라며 “정권 교체기마다 지난 정부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판들이 있다. 비판들이 있었다고 해서 완전히 반대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독일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독일은 여야가 비판을 심하게 했지만 체제가 바뀌더라도 기존 과거 정부의 대동독 정책 핵심을 어느 정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을 뒤집는다는 것은 북한에 혼란을 줄 수 있고 북한으로부터 이용을 당할 수도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합의는 새 정부에서도 유효할 것이다. 남북관계 문제는 통일부가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면서 “특사 등을 포함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개성공단 운영 중단으로 인한 피해보상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난 야당 의원이었을 때에도 개성공단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찬성했다”고 돌아본 뒤 “남북한 투자보장 합의서가 체결됐지만 그 내용을 보면 원칙만 있다. 실제로 합의서에 근거해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세 차례에 걸쳐 7000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여전히 부족하다”며 “장관에 취임하면 이 부분에 대해서 들여다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정책은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 후보자는 “북한은 우리한테 전쟁을 일으켰던 상대”라며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정전협정이나 종전선언은 의미가 약하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지난 정부가 잘못했다고 평가되는 부분까지 이어갈 수는 없다. 저자세나 비핵화에 대해 무심했던 것 등 간과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화 협력 부분의 연결점이 좀 약했다”며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 제도라는 단순한 종이에 집착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