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초과 세수 규모로 53조원을 꺼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기획재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과거 민주당이 여당이던 시절 기재부가 '초과 세수' 대신 국채 발행을 꺼낸 탓이다. 민주당은 기재부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재부가 초과 세수 추계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은 없다. 올해 세수를 추계하면 법인세가 많이 걷힐 것 같다”며 “양도세와 근로소득세 등 초과 세수 규모는 53조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를 불편해하는 분위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기재부가 “코로나19 지원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탓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에도 61조원이라는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며 “가계부를 쓸 때도 계산이 맞아야 하는데 나라 곳간의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이런일이 반복되나”고 지적했다. 또 “의도적으로 과소추계를 한 것인지 재무당국이 무능한 것인지는 국회 차원에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초과 세수는 정밀하게 본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차이가) 과도하다”면서 “초과 세수 관련 문제는 별도로 검토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2차 추경안 규모로 46조9000억원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영업·소상공인 지원 패키지에 41조9000억원 △취약계층 등 지원 사각지대 해소 3조1000억원 △지역사랑상품권 추가지원 5000억원 △코로나19 방역체계 유지 지원 1조4000억원 △산불예방 및 대응 지원 730억원 등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은 코로나19로 큰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제대로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기업 등이 한 곳도 빠짐 없이 충분한 보상을 받게 해야 한다. 그동안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부분도 소급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