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며 공석이 된 인천계양을이 지역구다.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임선대위원장도 맡는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이 전 지사의 대권도전 행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전 지사를 인천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로 공천하기로 의결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최근 지도부가 이 전 지사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대해 이 전 지사도 동의했다. 계양을에 출마하는 동시에 선대위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전 지사는 '이번 선거에 직접 출마해 (당을) 진두 지휘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선대위 출범식에도 참석한다.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정치 일선으로 복귀한 셈이다. 민주당은 앞서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대선 후 4월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사례가 있다. 이 전 지사 출마는 이보다도 1개월 가량 빠른 행보다.
이 전 지사에 대한 국회의원 보궐선거 차출론은 당 지도부와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됐던 시나리오다. 다만 지역구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성남시가 아닌 연고가 없는 인천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구설이 많다. 국민의힘이 경기 성남분당갑 보궐선거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출마를 검토하면서 선거결과에 따라 향후 이 전 지사의 정치 행보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고 수석대변인은 “지금까지는 비대위에서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이 없고, 분당갑 등 출마 지역을 놓고 얘기를 나눈 적도 없다. 오늘 처음 공식적으로 논의해 빠른 결론을 낸 것”이라면서 “결코 계양을도 녹록한 곳은 아니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이 전 지사가 전체 선거판을 리드해야 하기 때문에, 계양을에서 원내 입성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인천과 여타 지역에까지 그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승부에서 패배할 경우 자칫 전체 선거는 물론, 자신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만에 하나 낙선할 경우 몰아칠 정치적 타격을 감안해 그나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인천 계양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경기 성남분당갑 보궐선거에는 김병관 전 의원을 공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분당은 대선 내내 네거티브 프레임으로 작용했던 대장동 의혹의 중심지”라며 “분당갑에 나섰다가는 또 대장동 공방이 일면서 지방선거 전체에도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