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주가 하락 등 대내외 환경 불확실성 커
클로바·포레스트 등 리더 교체 맞물려 잠정 연기
최수연 CEO "성장전략 유지…연내 CIC 1~2개 확대"
네이버가 올해 사내독립기업(CIC)을 분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 2년간 CIC를 분사하지 않았다. 매출 부진·주가 하락 등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복수의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8개 CIC 가운데 분사가 추진되는 곳은 없다. 애초 네이버클로바(검색·인공지능)와 네이버포레스트(쇼핑) CIC가 올해 분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새로운 리더 교체와 맞물려 잠정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2015년부터 CIC 제도를 운영하면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별도법인으로 분사시켜왔다. 이보다 앞서 네이버웹툰이 CIC를 거쳐 2017년 5월 분사했다. 네이버페이도 2015년 서비스 출시와 함께 CIC 형태로 유지하다 2019년 11월 분사, 네이버파이낸셜로 독립했다. 두 회사 모두 상장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분사 이후에는 기업이 알아서 독립적으로 살아남아야 하는데 현재의 CIC들은 재무적으로 더 보완해야 한다는 게 경영진의 견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클로바 CIC는 2018년 5월 CIC로 설립된 이후 올해 5년차를 맞는다.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한 데 이어 자사 검색, 쇼핑서비스 등에 활용하며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매출 측면에서는 아직 의미있는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와의 조인트벤처 설립 등 외부 투자유치를 위해서라도 분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포레스트 CIC는 스마트스토어 급성장으로 자생력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 특히 네이버쇼핑 배송물량을 책임지고 있는 CJ대한통운과 협업을 강화하면서 쇼핑사업 분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들 CIC 모두 중장기적으로 분사 계획은 잡혀있으나 시점상 올해는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글로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당장 분사와 같은 조직변경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CIC 제도는 계속 확대 유지할 방침이다. 최수연 CEO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네이버 내 한 사업이 CIC로, 자회사로, 글로벌기업이 되는 성장 전략은 계속 유지하면서 연내 1~2개 CIC를 더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웨일 등이 차기 CIC 설립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