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수성 산화물층 형성으로 박막 불균일 문제 해결
엠에스웨이에 기술이전…“필름 형태 상용화 기대”
국내 연구진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유기 태양전지 고효율 대면적 모듈 필름을 개발했다. 필름 크기가 커질수록 효율이 감소하는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대면적 플렉시블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유기 태양전지는 빛을 흡수해 전하를 생성하는 광활성 층에 친환경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초저가·초고속 두루마리 형태의 롤투롤(roll to roll)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유연하고 투명하며, 가벼운 필름 형태로 제작할 수 있으며 장소 제약 없이 유리나 벽면 등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유기 태양전지 소면적 셀에서 약 20%의 에너지 변환 효율이 보고돼 국내·외에서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모듈 제작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유기 태양전지 연구는 대부분 값비싸고 딱딱한 인듐주석산화물(ITO) 투명전극 유리 기판 약 1㎠ 위에 제작한 작은 셀 단위 수준에서 이뤄져 왔다. 대면적이면서 유연한 모듈 관련 연구가 일부 이뤄졌지만 모듈 크기가 커지고 유연해질수록 매우 낮은 모듈 효율을 보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강홍규 연구혁신센터 선임연구원과 이광희 차세대에너지연구소장(신소재공학부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유연한 투명전극 기판 위에 500㎠ 이상 대면적 크기의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희토류 인듐이 포함되지 않은 유연 투명전극 필름에서 용액이 잘 퍼지지 않는 소수성 표면 특성이 태양전지 물질의 나노박막 불균일도를 유발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친수성 산화물층을 도입해 표면 젖음성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균일한 대면적 나노박막을 형성했다. 모듈 필름은 528㎠ 크기에서 7.67% 효율을 나타냈다. 인쇄 기반 플렉시블 유기 태양전지 모듈 필름으로 500㎠ 이상 대면적 필름이 학계에 보고된 사례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GIST는 이번 연구 결과를 유연 투명전극 제조기업 엠에스웨이(대표 이민수)에 기술을 이전했다. 엠에스웨이는 업계 최초로 대면적 유연 투명전극 필름을 국산화했다.
강홍규 선임연구원은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태양전지 물질의 나노박막 불균일도를 해결하고 높은 수준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갖는 유연한 대면적 모듈을 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별도 부지 없이도 다양한 응용 분야에 필름 형태로 적용이 가능한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겨 주민 친화형 태양전지가 확산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GIST는 광주·전남·제주 지자체, 녹색에너지연구원 등과 함께 분산 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원 가운데 하나로 차세대 유기 태양전지를 포함하는 초광역 협력 기획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높고 투명성·경량성·유연성·심미성을 가져 건물 창호(도심형), 자동차 창문(모빌리티형), 유리온실(영농형) 등에 필름으로 부착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등 산·학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중견 연구사업, 우수 신진사업, 지스트 GRI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에너지와 연료 분야 상위 4% 논문인 '어드벤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